하루 만에 끝난 공매도 ‘약발’에 혼란 가중
개인투자자들도 2차전지주 급등에 희비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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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 효과’에 국내 주식시장이 널뛰기를 하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해외투자자들은 예측 불가능성으로 점철된 국내 주식시장에 혀를 내둘렀다. 하루만에 그친 공매도 금지 효과에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기를 놓친 투자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7일 코스피 시장은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영향으로 전날보다 약 2.33% 떨어진 2443.96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 역시 전날보다 1.80% 하락한 824.37로 장을 마쳤다.
이는 전날 공매도 금지 조치로 폭등한 2차전지 밸류체인 중심으로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나타난 데 따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이날 장중 철강 및 금속 업종이 7.86%, 화학업종 4.34%, 전기전자도 3.3%가량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5일 금융 당국이 내놓은 공매도 금지 조치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이 하루 사이에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성장주가 많은 코스닥 시장은 전날인 6일과 7일 연속으로 급등으로 인한 사이드카와 급락으로 인한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시장 안정을 위해 프로그램 매도 또는 매수 호가를 일시적으로 효력 정지하는 조치다. 코스닥 시장에 사이드카가 걸린 것은 3년5개월만이다.
전날 국내 주식시장은 일간 기준으로 코스피 시장은 5.7%, 코스닥 시장은 7.3% 오르며 각각 역대 46위, 16위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22.8%), 에코프로비엠(30.0%), 에코프로(30.0%) 등 2차전지 종목 위주로 숏커버링(빌려서 판 주식을 갚기 위해 주식을 사는 행위) 수급에 따른 영향이 컸다는 의견이다.
요동치는 국내 주식시장을 두고 기관 및 해외투자자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실제로 2차전지주를 펀드에 주로 담아뒀던 운용사들은 초비상이 걸렸다. 2차전지주 위주로 숏 포지션(공매도)을 잡아뒀던 곳들은 부랴부랴 청산에 나서며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공매도 금지 기간이 단기간 이슈가 아닐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주말 공매도 금지를 발표하고 다음날 에코프로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다”라며 “예고도 없이 한번에 시장을 바꿔버리니 운용사 입장에선 대응을 못하고 속수무책인 셈”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그동안 주가가 부진했던 에코프로나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 종목 투자자들은 일제히 공매도 금지 조치에 박수를 보냈다. 일부 투자자들은 앞으로 공매도 금지 기간이 6개월 남은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예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스피와 코스닥 전반에 걸쳐 하루 만에 공매도 금지로 인한 상승분이 반납되자 매도 시기를 두고 상반된 선택을 했던 투자자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결국 공매도 금지 효과는 단기 상승에 그친다는 의견이 우세를 이루고 있다. 2020년 말 공매도 금지 기간과는 결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당시 자본시장은 고객 예탁금 등 유동성이 풍부하던 시기로 롱(매수) 전략과 맞아떨어졌지만 현재는 채권금리가 높다보니 은행예금이나 채권시장이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조치는 투자자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의 장기적인 유입을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