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실적서 삼성화재 뛰어넘어
지나치게 보수적 가정에 의한 회계처리 지적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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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가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분기 기준 삼성화재 실적을 제쳤다. 높은 예실차를 기록한 덕에 보험손익이 높은 수준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회사의 가정이 실질과 차이가 그만큼 컸다는 점에서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3분기 순이익 4963억원을 기록하며 삼성화재(4295억원)를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여러 손보사들이 당국 실손보험 계리적가정 가이드라인 적용 등으로 손실을 반영한 것과 대조적으로 메리츠화재는 CSM(보험계약마진)이 7250억원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감독당국 실손보험 계리적가정 가이드라인보다 당사 가정이 더 보수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분기 메리츠화재 호실적 주요 원인으로는 높은 예실차가 지목된다. 예실차는 각 보험사의 가정에 따른 예상 보험금과 실제 보험금의 차이를 뜻하는 개념이다. 가정과 실제의 차이인 만큼 이론상 예실차는 0에 수렴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회사 측은 높은 예실차 수치에 대해 예상보다 보험금 지급이 적었고 환자가 적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지만, 달리 말해 예실차 절댓값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잘못된 가정을 설정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번 3분기 예실차(1465억원)는 보험손익(4792억원)의 30%를 차지할 만큼 이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 증권사 보험 담당 연구원은 "(애널리스트 사이에서) 메리츠화재의 예실차 목표는 0이 아닌 높게 나오게 해 이익을 당기는 게 목표가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지만 회사에서 관련해 분명한 답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회계 전문가들은 낙관적인 가정도 보수적인 가정도 모두 문제가 있는 회계로 보고 있다. 회사의 회계적 가정이 실질과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메리츠화재는 "이전부터 보수적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해오며 우량 계약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등 기본에 충실한 결과 호실적을 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