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본부 사모CB 논란 및 3본부 부동산PF 시장 축소로
이세훈 부사장 중심 체제로 조직 통폐합 개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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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임직원들의 사모 전환사채(CB) 불공정거래가 적발되면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은 메리츠증권이 IB(투자은행)부서 3곳을 통폐합하는 결정을 내렸다. 기존 기업금융ㆍ부동산금융ㆍPF 등으로 구분했던 'IB3본부' 체제를 끝내고, 이세훈 부사장을 총괄로 두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통합본부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지난 20일 임원 인사와 함께 IB사업부문의 조직 개편안을 내부에 발표하고 즉시 시행했다. 3개 본부를 1사업본부 중심으로 통합하고, 기존의 2본부와 3본부는 사업팀 수준으로 축소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통해 1본부장을 겸임했던 이세훈 부사장은 IB사업총괄본부장으로 선임됐고, 3본부장이었던 이원병 상무는 개발금융사업담당으로 직위가 변경됐다. 2본부장이었던 박성철 전무는 일련의 사모CB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사했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올해 초 다올투자증권 출신의 이원병 상무를 영입하면서 지금의 3개 본부 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전통적인 IB사업을 담당하는 IB1사업본부는 IB부문 총괄인 이세훈 부사장이 이끌었고, 채권ㆍ주식ㆍ메자닌 발행 등을 주선하는 복합금융 업무는 박성철 전무의 IB2사업본부가 담당했다. 이원병 상무가 본부장직에 선임된 3본부는 다올투자증권 출신의 부동산 PF팀으로 구성됐다.
다만 지난달 2본부 산하의 복합금융1팀 소속 일부 임직원이 사모CB 발행 과정에서 업무상 얻은 정보를 이용해 수십억원을 챙긴 사례가 적발되자, 복합금융팀 소속 임직원 7명과 2본부장 박성철 전무가 퇴사하는 등 2본부가 대거 축소됐다.
최근 사모CB에 대해 금융당국이 상향조정 리픽싱(Refixing)을 의무화하는 등 규제를 강화한 것도 사업부 축소에 영향을 줬다.
부동산PF 시장 경색으로 3본부가 담당하는 개발금융사업의 신규 거래가 줄어든 것도 부서 통폐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는 최근 기업설명회(NDR)에서 부동산과 관련된 거래를 줄이고, 기업금융 등 전통적인 IB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 측은 "메자닌 사업을 주로 담당하던 부서 임직원이 퇴사한 영향으로 해당(2본부의 메자닌 주선) 사업은 자연스럽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의 우려가 있었던 만큼, 관련 투자 프로세스 점검과 내부통제 강화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