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빠르단 평…영업 공백 줄이려는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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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예년보다 인사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점을 찍은 NIM(순이자마진)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직 정비 시점을 당겨 영업에 고삐를 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해보다 빠른 임직원 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1월 말 정도에 이뤄지던 인사를 보름 정도 당기겠다는 구상으로 알려진다. 신한은행은 전직원 인사가 1월 5일 발표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하나은행도 비슷한 시기에 직원 인사를 계획 중이다.
은행권 수익성이 내년에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자, 영업 공백 축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연말에 임원 인사를 하고 1월 말 직원 인사를 단행한다. 임원 인사에서 직원 인사까지 한달, 여기에 직원 인사 발령 후 영업을 파악하는 데 걸리는 2~3개월을 감안하면 사실상 1분기는 영업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한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12월~1월 말 인사가 나면 1분기에 영업 공백이 생긴다. 인사 전후로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영업을 파악하는데 적어도 2~3개월은 걸리기 때문. 지점 직원들은 3년마다 자리를 바꾸기 때문에 한 번 인사가 나면 수천 명이 이동한다"라고 말했다.
당초 KB국민은행이 타사 대비 빠른 인사를 했는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이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KB국민은행은 KB 사태로 연말에 주주총회를 해왔다. 경영진 인사가 연말에 결정되면서 1월 초중순에 직원 인사를 발표했다. 한 해 영업도 비교적 빨리 시작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대형 시중은행의 실적 잔치가 막바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영업 현장 인사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미 은행들의 내년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이자이익의 핵심 지표인 NIM이 올해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나은행(1.57%)과 우리은행(1.55%)의 3분기 NIM은 전분기 대비 0.04%p씩 하락했고 국민과 신한은행도 0.01%p씩 내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에서도 내년 한국 은행들의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 다소 약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금리로 조달비용이 늘면서 은행 NIM은 축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부동산 익스포저가 상당해 테일 리스크(확률은 낮지만, 발생 땐 큰 충격)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손성민 무디스 연구원은 "은행권의 NIM은 올해 고점을 찍고 지속 축소세"라며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은 은행 특성상 전체 수익성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은행들은 내년을 중대한 변화의 시점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영업강화 뿐 아니라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