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는 올해'군입대 리스크' 종결…글로벌 집중
개인 활동 늘수록 '따로 또 같이' 전략 불가피
수익 다각화가 핵심…K팝 '해외 현지화'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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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와 그룹 활동 재계약을 체결했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BTS) 전원 군입대를 확정지었다. 장기간 국내 대형 엔터사들 주가를 짓누른 불확실성이 하나 둘 걷히면서 내년 엔터주 모멘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다.
다만 새롭게 놓인 숙제도 적지 않다. YG는 블랙핑크와는 ‘따로 또 같이’ 동행을 준비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캐시카우도 마련해야 한다. 수익 다각화를 위해 하이브, JYP엔터 등 주요 엔터사들은 다국적 그룹 등 글로벌 프로젝트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지화’ 성공 여부에 따라 K팝의 구조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6일 YG는 '소속 아티스트 블랙핑크 멤버 4인 전원의 그룹 전속 계약 체결의 건에 대한 이사회 결의를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블랙핑크는 신규 앨범 발매와 공연, 월드투어 등 그룹 활동에 한해서 YG와 계약을 이어간다.
지난 8월 블랙핑크의 전속 계약이 만료됐지만 재계약이 발표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이 계속됐다. 시장의 요구에도 YG 측은 모호한 입장으로 일관했고 주가는 계속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블랙핑크 계약 여부 확정 전에는 YG의 내년 실적 추정이 어렵다는 평가를 내놨다.
하이브도 ‘BTS 군입대’ 불확실성을 종결지었다. 이 BTS 멤버 RM, 뷔, 지민, 정국이 육군 현역 입대한다. 지난해 진, 올해 제이홉이 입대했고 슈가가 사회복무요원 근무를 시작했다. BTS는 2025년 완전체 팀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간판 스타’ 공백이 확정된 셈이지만 오히려 주가는 상승세다. 증권가에서는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더했다. BTS의 매출 비중이 크다 보니 하이브 측이 정확한 군입대 계획을 알리지 않았을 때 시장에선 미래 실적 추정이 어렵다는 평이었다.
현재 하이브는 후속 그룹을 다수 데뷔시켰고 멀티 레이블로 수익 다각화를 어느 정도 구비해놨다. BTS도 이미 공백기 동안 공개될 콘텐츠, 굿즈 판매, RM의 솔로 앨범 발매 계획 등이 마련돼 있고 내년 6월이면 멤버 중 진이 전역한다.
상반기에는 SM엔터가 장기화된 ‘이수만 리스크’와 경영권 분쟁에서 벗어났다. 당국이 카카카오 측의 SM엔터 인수 과정을 문제삼고 있다는 점은 잠재 위험요소지만 현재로서는 인수거래 자체나 SM엔터의 사업과 관련해서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SM엔터는 7년만에 남자 아이돌 그룹 ‘라이즈(RIIZE)’를 선보이는 등 본업 정상화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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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엔터주에 대한 불신을 더해 온 이슈들이 잦아들었지만 마냥 안도할 상태는 아니다.
YG는 블랙핑크의 멤버별 개인 계약이 아직 미지수다. 회사는 “협의 중”이라는 입장인데 업계에서는 블랙핑크가 그룹 활동은 YG와 이어가되 개인 활동은 각각 다른 회사와 진행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앞서 언론 보도를 통해 멤버 리사가 해외 매니지먼트사와 계약했고 제니와 지수가 1인 기획사를 차릴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이미 멤버별로 활동 영역이 다르고 ‘몸값’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원이 한 회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이어갈 유인이 적다는 평이다.
아티스트 한 팀의 재계약 여부로 시장에서 회사에 대한 평가가 출렁이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현재 YG의 ‘캐시카우’ 준비가 부족하다는 시선이 많다. YG가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가 지난달 데뷔했지만 초반 성적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앞서 9월 BTS는 전원이 하이브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작년 그룹활동 잠정 중단 발표 이후 멤버들이 각자 솔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재계약은 멤버별 자율권이 훨씬 더 보장된 형태일 것이란 관측이다. 통상 재계약에선 수익 분배가 회사보다는 아티스트에 유리하게 이뤄지기도 한다.
BTS는 철저한 단체 활동 위주였으나 최근에는 광고 캠페인 계약 등도 멤버별 진행하고 있다. 일부 멤버들은 개별 계약이 건당 수십억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멤버 별로 몸값 격차가 있기 때문에 같은 회사에 있어도 향후 행보는 ‘따로 또 같이’ 양상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터사들은 그룹 활동 시 멤버별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게 노력하지만 연차가 차고 멤버 각자의 수익 창출 방법이 다양해지면 이전처럼 단체로 끌고 가기 쉽지 않다”며 “특히 개인별 영향력이 클수록 ‘아이돌’보다는 ‘유명인’으로의 활동이 많아지기 때문에 해외 콘서트나 앨범 활동으로 그룹 브랜드는 유지하되 사실상 주된 수익원은 개인 활동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 엔터사들의 현재 또다른 화두는 ‘현지화’다. K팝 음반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1억장 넘게 팔렸으나 글로벌 주요 음악 상은 받지 못하는 등 여전히 '주류'에는 속하지 못한단 지적이 많다. 현재 대형 엔터사들은 미국, 유럽 등에서 ‘한국인 없는 K팝 그룹’을 만들고 있고, 이 프로젝트들의 성공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하이브 등 대형 엔터사들의 해외 M&A 등 투자 행보도 눈여겨보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달 멕시코 소재 법인인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를 설립하는 등 본격적인 라틴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이브는 엑자일 콘텐트 산하 라틴 콘텐츠 업체 엑자일 뮤직을 인수하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엔터사들은 포화상태인 국내 K팝 시장의 한계를 벗어나려면 ‘K’를 떼고 글로벌 대중화에 성공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있다”며 “성공하면 또 다른 구조적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투자 단계기 때문에 본격적인 성과과 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