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 하한가로 수익률 101%에 달해...채무조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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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의 마지막 거래일 도급순위 16위의 1군 건설사인 태영건설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하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증시 전체적으론 보합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태영건설 관련주는 주가가 급등락하는 모습이다.
태영건설은 28일 오전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워크아웃 신청 가능성이 부각했던 태영건설 주가는 전일 20% 하락한 데 이어 이날 시초가도 전일 대비 24% 하락한 1940원에 형성되며 위험 회피 성향의 매물이 쏟아져나오는 모양새였다.
장 시작 직후 워크아웃 신청이 기정사실화하며 이번엔 반대로 투기 매수세가 쏠렸다. 태영건설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15% 상승한 2760원을 기록한 채 10시 7분 거래가 30분간 정지됐다. 시초가 대비로는 42% 오른 수치다. 거래가 재개된 이후에도 태영건설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장중 2800원선까지 올랐다.
주로 키움증권을 통해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쏠렸다. 워크아웃 신청을 앞두고 태영건설 주가가 급등한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시장의 연쇄 충격을 막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할 거란 기대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태영건설의 120주 평균 주가는 6000원선으로, 정부 자금 지원을 통해 회생시 높은 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의 관계사인 티와이홀딩스와 SBS 역시 이날 오전 11시 현재 6~7%대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워크아웃이 시작되면 태영건설에 대한 관계사들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가 확정되는데다, 외부 지원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증시에서는 '호재'로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다만 워크아웃 돌입시 만기나 금리 등 채무조정이 불가피한 까닭에, 태영건설의 채권은 가격이 폭락했다. 현재 장내채권 시장에서 거래 중인 태영건설 68의 경우 전일 대비 2597원, 마이너스(-) 30% 하락한 6150원(액면가 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표면금리 2.59%인 이 채권의 현 거래가격 기준 수익률은 101.3%에 달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연말까지 태영건설이 갚아야 하는 대출 규모는 3956억원 수준이다. 워크아웃 신청 당일인 28일에만 480억원 규모 PF 대출 만기가 도래했다. 내년 예상 우발채무 규모는 3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돌입하는 등 PF 관련 위기가 실체화됨에 따라, 정부는 내년 초 건설업 구조조정 방안을 포함한 PF 관련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