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해외 M&A도 중단 위기
檢, 김범수 소환 조사 방안도 검토 중
내년까지 경영 불확실성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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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휩싸인 카카오가 해외 대형 M&A(인수합병)에서도 연이은 불발 위기를 맞고 있다. 앞서 카카오페이의 미국 증권사 인수 계획이 무산된 데 이어 카카오모빌리티의 유럽 택시 플랫폼 인수도 좌초 위기다. 현재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해 경영진이 검찰에 송치된 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당국의 수사 결과에 따라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추진하던 유럽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 ‘프리나우(FreeNow)’ 인수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 측과 프리나우 측이 서로 인수 가격과 세부 조건 등에서 합의를 보지 못하는 분위기다.
프리나우는 2019년 다임러와 BMW가 공동으로 설립한 택시·차량호출 플랫폼이다. 영국에서 시작해 프랑스, 독일 등 유렵 11개국의 170개 도시에서 서비스 중이다. 유럽 전역 택시 호출 시장에서 점유율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9월 말부터 약 2개월간 프리나우 인수에 대한 실사를 진행했다. 11월 다임러·BMW그룹에 프리나우를 인수하기 위한 예비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연내 지분의 약 80%를 인수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했고 인수 금액은 수천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후 11월 말 카카오의 투자심의위원회가 인수 안건을 정식으로 상정해 검토에 들어갔지만 가격 눈높이 차로 인수 계획 원안을 부결했다고 전해진다. 카카오 측이 새로운 방안을 담은 제안을 전달했지만 프리나우 측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인수 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인수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고, 세부 프로덕트 운영 사항에 대해 매도인과 의견 조정 중인 상황으로 인수가 무산되거나 중단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부터 ‘내수용’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한 글로벌 확장 행보를 강화해왔다. 자체 해외 진출, 외부 기업 투자 등을 이어왔다. 올해 3월엔 유럽에서 글로벌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사인 스플리트(Splyt)를 인수했다. 프리나우 인수에 나선 것이 그룹의 최고 경영진들이 당국의 수사를 받는 등 한창 사법리스크가 시작된 기간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글로벌 진출 의지는 강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프리나우 측이 공식적으로 인수 중단을 선언한 상황은 아닌만큼 협상 재개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앞서 이미 카카오 그룹의 사법리스크가 ‘M&A 무산’으로 번진 사례가 발생하면서 무산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달 카카오 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카카오페이의 미국 종합 증권사 시버트에 대한 경영권 인수가 무산됐다. 카카오페이는 4월 시버트의 지분 51.0%를 두 차례에 걸쳐 약 1039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5월에 지분 19.9%를 취득하는 1차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10월부터 카카오 경영진의 구속 등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하면서 시버트로부터 2차 거래를 종결하기 어려운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고 판단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받았다. 카카오페이는 이달 20일 시버트의 경영권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계약 변경 사항을 공시했다.
물론 카카오페이의 시버트 인수 건은 ‘금융업’ 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사법 리스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프리나우 측은 아직 직접적으로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의 경영 불확실성이 해를 넘기면서 당분간 대형 해외 M&A같은 건이 속도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관측이 많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검찰 송치된 후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 소환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CIO)는 구속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 조종 혐의로 배재현 CIO가 10월 구속된 데 이어 지난달 김범수 카카오 센터장, 카카오 법인 모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현재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김 센터장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자세한 수사가 필요한 만큼 연내 소환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송치된 이들 외 SM엔터 경영진 등 나머지 피의자들로 당국의 수사망이 넓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버트 인수는 카카오 측이 상당히 오래 전부터 진행해 온 딜인데 이번에 무산되면서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된 모습”이라며 “금융감독원장이 나서서 의지를 밝힐 정도로 김범수 센터장 수사에 집중하는 모습이기 때문에 수사 당국도 무혐의로 결론 나는 것은 피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