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은 '오종한 체제' 변화 여부 주목
고속 성장 이끌면서 유임 유력하단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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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내년부터 대형 법무법인들이 새 경영진 임기를 시작한다. 앞서 올해 하반기 태평양과 화우가 차기 리더쉽 선임 절차를 마쳤고, 남은 세종의 선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종은 다음달 중순 대표변호사 선거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대표 선임 절차에 돌입한다. 오종한 대표변호사(18기)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안팎에서는 오종한 대표변호사의 유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오 대표변호사가 임기 동안 실적 및 조직 문화 개선에서 성과를 보이면서 굳이 경영진에 큰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는 내부 공감대가 있다는 평이다. 선거운동 열기도 전만 못한 분위기로 전해진다.
2020년 세종의 매출은 2285억원이었는데 2021년 오 대표변호사 취임 후 매해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처음으로 3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도 어려운 시장 분위기에서도 가장 양호한 실적을 보일 것이란 예상도 있다. 주력인 부동산 조직이 시장 침체에 고전하기도 했지만 상반기에는 기업자문이, 하반기에는 송무 부문이 실적을 방어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종은 한동안 보수적인 내부 문화에 발목잡혀 있었다. 오 대표변호사 취임 이후 보상 체계를 개편하고 젊은 운영위원들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세종은 대형 법무법인 중 여성 파트너 변호사 비율이 높고 목소리가 크다고 평가받는 곳이기도 하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올해는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분위기가 아니라 사실상 오종한 대표변호사의 유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오 대표변호사 임기 동안 다른 로펌 대비 압도적인 성장률을 보인 점이 파트너들의 인정을 받고 있고, 운영위원들도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내년은 법률자문 시장도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때 경영진이 교체되면 시장에 '어려움이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 평판에 민감한 대형 법무법인은 큰 사고나 연령 제한 등 문제가 아니면 '연임'을 선호하기도 한다. 세종 대표는 '명예직' 성격이라 유력 파트너들은 잘 욕심내지 않는다.
오종한 1기 때 후한 조건으로 영입한 인력들의 손익 계산을 따지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 세종은 율촌과 치열한 실적 경쟁을 벌이고 있고, 태평양-광장 등 2위 그룹과 격차도 줄여야 한다.
태평양은 내년부터 이준기 신임 대표변호사 임기가 시작되는만큼 내부에서 내년 ‘도약’에 대한 의지가 강한 분위기라고 전해진다. 화우도 이명수 업무집행대표변호사를 비롯해 새 경영진의 임기가 시작되는만큼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다. 기존에 강점이던 금융제재 부문 대응과 조세, 기업분쟁 등 부문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전해진다.
물론 선거는 끝까지 가봐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세종은 타 로펌들과 달리 철저한 '직선제'로 치러지다보니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 피선거권을 가진 후보들이 '깜짝 후보'로 나타나는 경우도 없지는 않았다.
다른 대형 로펌 관계자는 “세종 경영진은 명예직이니 한창 높은 실적을 올리는 변호사들은 선거에 나갈 의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선거이긴 하니 결과는 끝까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