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시 EOD 조건 충족해 태영건설 부담 증가
시행ㆍ시공사 태영건설 1.6조 리파이낸싱 우려도
하반기 완공 지연되나…대주단 채권단협의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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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으로 채무 재조정이 불가피해지면서, 태영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장 중 하나인 마곡 대형 복합시설 '원웨스트서울'(CP4)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됐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시작되면,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태영건설에 만기 전에 빌려준 자금 회수를 요구하는 기한이익상실(EOD)를 선언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는 원웨스트서울은 마곡동 727-769번지 일원에 지하 7층부터 지상 11층, 연면적 46만3098.48㎡(약 14만87.29평) 규모의 복합시설이다. PF에만 세금을 포함해 2조6000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국민연금이 지난 2021년 건물을 2조3000억원에 준공 조건부로 선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국민연금의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 부문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힌다.
마곡 사업장 채권단의 총 대출 보증 규모도 1조6000억원에 달한다. 태영건설이 보유한 PF 사업장 중 관급과 도급을 제외하면 가장 대출 규모가 크다. 태영건설이 시공사와 시행사에 모두 이름을 올리고 있어, 부담 비중도 크다.
시공은 태영건설의 책임준공 형태로, 시행사는 마곡CP4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다. CP4PFV의 주주는 ▲아이알디브이(보통주 지분율 45%) ▲태영건설(30%) ▲이지스자산운용(20%) ▲메리츠증권(5%)으로 구성됐다.
현재 태영건설의 재정 위기로 올해 하반기로 계획됐던 준공 날짜를 미룰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태영건설은 올해 9월부터 유동성 악화 논란을 겪었고, 480억원 규모의 서울 성수동 오피스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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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이 채권단협의회 결정으로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대주단은 EOD를 선언할 수 있다. 현재 마곡PF 사업장 대주단의 차입금은 총 1조5000억원으로, 트랜치A에 8100억원, 트랜치B에 6900억원이다.
트랜치A 대주들이 준공 가능성을 낮게 보거나 태영건설의 리파이낸싱이 어렵다고 판단하면, 원금 회수 목적으로 EOD를 선언할 수 있다. 사업장의 시행권과 사업부지가 경공매로 넘어가면, 트랜치B 투자자들은 손실 가능성이 커진다.
트랜치A에 참여한 금융기관은 교보생명(대출한도 3000억원), 신협중앙회(464억원)를 포함한 신용협동조합(1200억원), MG새마을금고중앙회(1000억원), 푸본현대생명(1000억원) 등이다. 트랜치B에는 IBK기업은행(2000억원), 산업은행(1000억원), KB국민은행(1000억원) 등이 투자했다.
준공만 된다면 국민연금의 자금이 투입돼 부실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국민연금이 준공 조건부로 2조원대에 선매입하는 계약을 이미 체결했기 때문에, 태영건설이 지불해야 하는 우발채무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평이다.
이에 트랜치B를 비롯한 대주단은 오는 11일 개최될 제1차 채권단협의회 결정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태영건설의 채무 재조정에 따라 기존 투자자들의 손실 범위가 확정되는 만큼, 부동산업계에서도 관련 사안을 주시하면서 긴장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마곡CP4 PF의 자산관리자 역할을 맡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워크아웃 자체가 EOD의 사유가 되는 것은 맞지만, 지금까지 채권단 이자 지급도 문제 없이 진행됐고 공사 진척률이 80%에 육박하기 때문에 준공 리스크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