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취급액 많은 국민은행 수용안에 관심
로펌 움직임도 분주…은행들, 법무 맡길 로펌 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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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항생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가 하락함에 따라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진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만기 손실이 이달부터 시작된다. 불완전 판매 주장이 확산하면서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배상기준안 마련에 한창인데, 총선 전 ELS 사태에 대한 배상을 마무리할 유인이 적지 않은 까닭에 빠르면 이달 중 기준안이 공개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중이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ELS 상품에 대해 질의를 하는 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LS 상품의 운용 구조나 낙인조건별 차이 등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파악된다. 연초부터 금융당국이 움직임을 보이면서, ELS 상품을 취급하는 은행과 증권사들의 귀추도 이에 주목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 배상기준안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올해 3~4월 중 금융당국이 배상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예측해왔다.
그 배경으로는 4월로 예정된 총선이 거론된다. 당장 1월부터 홍콩H지수 ELS 상품 만기가 도래한다. 홍콩H지수가 상반기 내내 6000포인트 안팎을 유지할 경우 최대 4조원의 만기손실이 예상된다. 이를 감안하면, 금융당국이 배상기준안을 마련해 배상금을 지급, 사태를 일단락하는 그림을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개별 투자자와의 소송 건들도 배상기준안 내용을 근거로 합의를 진행할 경우 안정적으로 분쟁을 마무리를 지을 수 있다.
또한 파생상품 투자 손실 관련 배상기준안 마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라임사태나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마련된 틀이 있다는 설명이다. 당시 '배상비율 기준안'이 도입됐는데, 기준안에 따르면 판매사의 판매 적합성 원칙 등 여부에 따라 기본 배상비율이 20~40%로 구분된 이후 투자자 특징에 따라 비율이 가감, 최종 배상비율을 결정한다. 이같은 원안을 바탕으로 배상기준안을 마련할 경우 소요되는 시간이 길진 않을 수 있다는 평가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1월 첫째주 중 금융감독원 인사가 마무리될 예정인데, 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배상기준안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며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다음달 중 공개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배상기준안에는 연령, 재가입률, 투자상품에 대한 인지 정도, 재산규모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투자상품에 대한 인지도를 가늠하기 위해서 '전문직' 여부에 대한 질의가 포함될 수도 있다. 과거 투자 경력과 이해도를 파악할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재산 규모에 따라 투자상품 구조에 대한 이해 의지도 유추하는 안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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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은 홍콩H지수 ELS 상품 취급액이 가장 큰 KB국민은행(이하 국민은행)의 수용 여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국민은행이 배상기준안을 기준삼아 투자자 대상 배상에 나설 경우 그 규모가 업권 내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서다.
손실에 대한 배상이 전제된 파생상품 취급을 할 경우 수익성이 제한될 수 있는 까닭에, 금융기관에선 해당 상품의 비중을 줄일 것이란 우려가 있다. 2020년 코로나팬데믹으로 인한 전세계 증시 폭락으로 해외 ELS 운용 손실이 확대된 이래 일부 증권사에서는 파생상품 취급액을 줄였다. ELS 발행 필요성을 두고 몇시간동안 설득해야할 정도로 거부감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2019년 문제가 불거졌던 사모펀드 사태 당시와는 달리, 장내 공개된 지수를 연계해 설계한 금융상품인 만큼 불완전판매 이슈가 문제시될 유인이 많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로펌에서는 투자자별 소송이 잦게 제기될 것이란 가정 하에 수임 제안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 등 홍콩H지수 ELS 취급고가 많은 은행들은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해 법적 채비를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한 대형 법무법인 관계자는 "10여년 전에도 홍콩H지수 연계 ELS 상품이 문제가 된 적이 있기도 해서 금번 사태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또 터졌구나'라고 여기는 분위기다"라며 "집단소송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일률적 배상은 어려워서 개발 사안으로서 대응해야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대응에 나서는 정도로 그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측은 "은행별, 건별로 불완전판매 등 이슈가 있는지 여부를 살피고 있으며 어떤 방안이 최선일지 고민하고 있다"라며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