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장중 20% 급등…워크아웃 전 주가 회복
SBS는 9% 하락…힘 잃은 태영 SBS 지분 매각설
태영건설68 4거래일 연속 하락…원금 회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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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했던 태영건설 관련주의 주가가 급등했다. 그동안 소극적인 자세로 버티기에 급급했던 태영그룹이 당국과 채권단의 요청을 수용하는 것으로 태도를 바꾸면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개시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상장거래되고 있는 태영건설 회사채(태영건설68) 가격은 워크아웃 신청일 당시 하한가 수준으로 다시 하락했다. 워크아웃이 개시될 경우 채무재조정 혹은 출자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티와이홀딩스와 태영건설 주가는 각각 4745원(7.60%), 3195원(3.40%)에 거래를 마감했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을 신청했던 지난달 28일 장중 한때 1935원까지 떨어졌지만, 5거래일만에 주가가 워크아웃 신청 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반면 태영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BS는 9.46% 하락한 3만11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SBS는 태영그룹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매각설이 불거지자 지난주에만 주가가 20% 넘게 상승했다. 하지만 8일 발표한 추가 자구안에도 SBS 매각안이 담기지 않으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이 떨어지며 주가도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워크아웃 발표 직후 주가가 급락했지만, '설마 당국이 태영을 망하게 두겠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졌다.
지난 3일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건설이 채권단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한 자구안을 내놓으며 상황이 급변했다. 당시 태영건설측은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과 SBS 지분 매각 등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채권단의 빈축을 샀는데, 다음날인 4일 주가는 약 5% 하락했다.
이후 태영그룹과 당국·채권단의 기싸움이 이어졌다.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중 890억원을 태영건설이 아닌 지주사인 TY홀딩스에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자기 뼈가 아닌 남의 뼈를 깎는 자구계획"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주말 사이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결국 8일 태영그룹이 백기를 들고 기존 자구안에 대한 이행과 추가 자구안 마련을 약속했다. 이에 워크아웃 개시 가능성이 다시금 고개를 들었고, 태영건설의 주가도 장 초반 20% 넘게 폭등한 것이다.
반면 현재 장내에서 거래되는 태영건설의 유일한 공모채인 태영건설68은 4거래일 연속 하락해 6150원을 기록했다. 액면가 1만원에 올 7월 만기를 앞두고 있지만, 워크아웃 신청 소식에 약 37% 가까이 하락한 후 지난 2일 6349원까지 반등했지만 이후 하락세다.
태영건설의 채무 재조정 과정에서 태영건설68의 원금과 이자를 모두 보장하게 된다면 현재 주가 기준 원금의 약 2배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워크아웃이 개시된다 해도 채무재조정이나 출자전환 등을 거치면서 원금 회수도 쉽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증시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가능성이 높고, 그 과정에서 SBS 매각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데 베팅한 것"이라며 "다만 개별 이슈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만큼 11일 채권자협의회의 결정 전까지는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