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에선 지분구조 정리 요구할 가능성
주관사들 상장 전 지배구조 정리 숙제 떠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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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산업용 공작기계 업체인 DN솔루션즈(前 두산공작기계)가 증시입성에 나서는 가운데 선결 과제로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영구 교환사채(EB) 처리문제‘가 꼽히고 있다. FI가 해당 사채를 DN솔루션즈 주식으로 교환할 경우 DN솔루션즈의 지배구조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증권사들은 주관사로 낙점 받기 위해 최적의 지배구조 솔루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초 DN솔루션즈는 주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기업공개(IPO)를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부했다. 제출기한은 다음달까지다. 해당 RFP에는 FI들이 보유한 영구 EB 행사에 대한 내용을 포함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영구 EB 교환 권한 행사 시점이나 관련 전례에 대한 조언 등이 그 내용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DN솔루션즈는 DN오토모티브가 2022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로부터 지분 100%를 2조1200억원에 인수한 회사다. 당시 DN오토모티브는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인 GMT홀딩스를 설립,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 등 FI들을 대상으로 2200억원 규모의 영구 EB를 발행했다. 해당 EB에는 GMT홀딩스가 보유한 DN솔루션즈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있다.
영구 EB의 표면이자율은 4%(액면기준)다. 스텝업(Step up) 조항에 따라 5년 후부턴 12%, 7년 후부터는 매년 3%포인트씩 가산 적용된다. 상장을 목적으로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일정 시점에 EB를 DN솔루션즈 주식으로의 교환, 구주매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거래소에서 'DN오토모티브-GMT솔루션(SPC)-DN솔루션즈'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간 FI가 SPC의 영구EB에 투자함으로써 구주매출을 꾀한 사례는 흔하지 않다. 상장회사의 모회사가 SPC란 점에서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실체가 없는, 서류상 회사인 SPC가 상장회사를 컨트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SPC에서 FI를 상대로 발행한 EB도 고민거리다. 해당 EB를 DN솔루션즈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DN솔루션즈에 대한 모회사의 지분율 변화, 나아가 경영권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이러한 경우를 막기위해서 거래소에선 상장 이후 경영권 안정성을 해칠 요소를 선제적으로 정리하길 요구하고 있다. DN솔루션즈 주식으로 교환하는 시점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DN솔루션즈도 지배구조 문제를 풀 해법을 증권사에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한 IPO 관계자는 “DN오토모티브라는 명확한 전략적투자자(SI)가 실질적으로 DN솔루션즈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지배구조에 대해서 거래소에서 강하게 문제제기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영구EB를 행사, DN솔루션즈 주식으로 교환해 FI들이 지분율을 높일 경우 경영권에 영향이 있다는 점에서 거래소가 이런 부분을 꼼꼼하게 살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실적 개선세 등을 감안하면, DN오토모티브의 상장에 큰 난관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는 의견이 많다. 산업용 공작기계 사업은 시장점유율에 따라 수익성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DN솔루션즈는 2021년 1조9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시현한 지 1년만에 2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순이익의 개선세 또한 가파르다.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실적을 기반으로 DN솔루션즈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편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투자PE 측은 "교환권을 행사해야한다는 요청이 있을 경우 밸류에이션 등을 감안해 행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라며 "적격상장(Q-IPO)이 확정되지 않은 시점까지는 콜앤드레그 조건은 유지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