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엔 IB부문에 방점…IB부문 조직개편·외부인력 영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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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해외 보유자산 평가손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해 적립해야 할 충당금이 늘어서다. 각 증권사마다 충당금 설정 규모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결정될 충당금 적립 규모에 따라 증권사마다 실적 하락 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12일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는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작년 4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총 238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6.8%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와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각각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의 4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 전망이 나온 데는, 해외 부동산 투자에 따른 손실 부담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투자부동산손상차손 516억원가량을 인식한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해외부동산 관련 손상차손 인식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더해 태영건설 관련 충당금도 500억원가량 반영될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의 해외투자 비중은 증권사 평균의 2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중소형 증권사 또한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부동산 PF(브릿지론 포함)에 대한 손실 부담이 커서다. 일례로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말 기준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이 약 980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70.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신용평가사들도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하는 등 이들의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의 4분기 적자는 거의 확실시됐다고 보는 분위기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의 사임으로 까지 이어졌던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당시 키움증권이 떠안아야할 손실은 4333억원 수준으로 책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 실무진들 사이에서는 지급될 성과급 규모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오갔다. 이에 따른 인력이탈 우려도 제기됐다.
지금으로선 증권사마다 아직 충당금 적립 수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매주, 매달마다 실적을 책정하기 때문에, 지난 4분기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는 이미 파악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문제는 충당금을 자산별로 얼마나 책정할 것인지인데, 책정되기 시작하면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되는 일만 남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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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권사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불완전판매 이슈로 간접투자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국내 부동산 PF 부실 또한 증권업계 뇌관으로 등장했다. 신규 PF 딜도 자취를 감췄다.
이같은 업황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PF 관련 대출 만기를 선별적으로 연장하는 것으로 기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 경우 중소형 증권사들의 손실 확대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부동산 PF 비중을 늘려 수익을 내왔던 증권사들은 기업금융(IB)부문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나증권은 IB그룹 내 IB1부문과 IB2부문을 신설, 삼성증권에서 투자금융을 담당하던 정영균 본부장을 투자은행(IB)그룹장으로 영입했다.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가 작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한국투자증권도 IB그룹 내 본부장을 대부분 교체하는 이례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는 평가다. 한화투자증권도 올해부터 IB부문을 강화하겠다는 목표 하에 IPO팀을 본부로 격상시켰다.
실제로 올초부터 IB 딜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공모시장 호황이 다시금 찾아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LS이링크, 비바리퍼블리카 등 기업들이 IPO를 추진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차환' 목적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기업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 실무진들은 경쟁적으로 발행사 영업에 나서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1~2월에 회사채 발행을 하려는 기업들이 줄을 섰다. 태영건설 위크아웃 신청으로 채권 시장이 동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시장에서 회사채가 원활히 소화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공모주 시장에 대한 기관들의 관심이 커지는 등 ECM을 활용해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