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CRO에 역할 주문도…"리스크 감안해 투자 제안도"
리스크관리 전사적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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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각 계열사 주요 임원들에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그만큼 대외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판단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 회장은 연초부터 각 계열사 C레벨 임원들을 한 자리에 모아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취임 첫해 C레벨 임원들을 대거 교체한 이후라 양 회장이 내놓는 메세지에 관심이 많았다. 공통적으로 확장 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둘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최고리스크관리자(CRO)들에게 이전과 다른 관점에서 리스크 요인을 분석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부동산 PF 디폴트 현실화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 CRO들은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하게 투자 건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전보다 일선 현장에서 올린 투자나 영업 건들이 거부되기 다반사다.
이런 상황에서 양 회장은 관점을 바꿔서 오히려 CRO들에게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투자나 영업 건을 제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CRO들에게 이전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CRO가 리스크를 감안해 투자하는 데 있어 의견을 내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라며 "일례로 한 은행에 여신 관련 리스크 요인을 찾아내는 역할을 하는 부서가 존재한 바 있었다. 해당 부서가 기관 영업부서로 통합된 이후 리스크 요인을 걸러내며 본격 영업에 나섰는데 오히려 마케팅 포인트가 됐었다"라고 말했다.
이는 비단 CRO뿐만 아니라 전략 및 영업을 담당하는 고위임원들에게도 해당되는 메세지로 읽힌다. 과거 대형 M&A를 기획했던 전략부서에선 포트폴리오 확장 보다는 기존에 인수한 기업들 관리 및 시너지 확대에 더욱 주력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재무라인의 주된 관심사도 적정 충당금 규모를 계상하는 것으로 모이고 있다. 태영건설 부실 등의 여파가 얼마나 미칠지를 가늠하는 것이 일순위 과제란 설명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리스크 관리 역량을 요구받고 있다”라며 “양 회장이 C레벨에 이런 주문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