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낮아 따따상에도 주당 차익은 2만원선
대부분 기관 락업 안 걸어
상장 후 주가변동성 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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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조선기자재 기업인 현대힘스가 일반청약에서 10조원에 달하는 증거금을 모았다. 조선업이 호황기로 접어든 데다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낮은 공모가에 10조원 자금이 일반청약에 몰리면서 공모주 투자자들 실속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힘스는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일반청약에서 양호한 성적표를 거뒀다. 경쟁률은 1231대 1을 기록했고 주문액의 절반을 미리 납부하는 증거금은 약 9조7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장일은 26일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현대힘스 일반청약에 10조원의 자금이 몰린 것을 두고 '광풍'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40%에 달하는 구주매출 비중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시중 유동성이 이를 극복해냈다는 평가다.
일반 청약에 대규모 자금이 몰리다 보니, 실제 공모주 투자자들이 받아가는 주식수는 소량에 그쳤다.
일례로, 현대힘스 비례배정 청약경쟁률 감안 시 900만원가량에 1주를 비례로 배정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한 투자자가 5000만원을 청약증거금으로 납부해서 받을 수 있는 주식수는 5주에 불과하다. 현대힘스 공모가는 7300원으로 상장일 ‘따따상’에 성공할 경우 얻는 차액은 고작 주당 2만1900원이다. 5주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10만9500원의 수익실현을 할 수 있는 정도다. 대출을 받아 투자할 경우엔 투자 수익보다 이자가 더 나갈 수 있는 셈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현금이 있는 투자자들이 아니라 대출을 받아 공모주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은 얻을 과실이 많지 않다. 금리가 높기도 하지만, 발행사들이 공모가를 낮게 산정해 안정적으로 증시에 입성하려 해서 따따상의 효과가 극적이지 않아졌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 개인이 공모주에 직접 청약해서는 용돈벌이 그 이상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며 "코스닥벤처펀드(코벤펀드)나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 등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기관투자자들 상당수가 락업 기간을 설정하지 않았다는 점도 부담이다. 단기차익을 시현하고 보유 물량을 매도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장 당일이나 다음날 형성되는 주가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IPO 시장 분위기가 워낙 좋다보니 투자자들이 회사의 본질가치를 보기보단 차익 실현을 중요시하고 있다. 2~3년 전 광풍이 일었던 때와는 양상이 또 다르다"라며 "업황이나 수익성도 고려사항이긴 하겠지만 당분간은 상장 직후 주가 변동성이 이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