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 부진 전망에 주주환원으로 주가 방어 목적
미래證, 3개월만 자사주 매입…주가는 발표일 5.15%↑
주가 상승세 지속엔 의문…공모주 수급 쏠림 현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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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주주환원책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다만 최근 신규로 상장하는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높아진 탓에 자금이 금융주로 향할지 여부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연간 실적발표를 앞두고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주식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이 늘어나고 주당 배당금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주가 상승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래에셋증권은 25일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7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만이다. 키움증권도 지난해 10월 오는 2025년까지 3개년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30% 이상을 현금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주환원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또한 지난 23일 64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주가 또한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모양새다.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25일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전일 대비 5.15% 오른 7140원에 마감했다. 이튿날에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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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일부 증권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배당 기준일을 이사회 결의를 통해 따로 정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개정한 까닭에 2~4월 중에 배당주 투자 시기가 몰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해당 시기엔 주요 증권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공시될 전망이다. 이달 말 하나금융지주부터 순차적으로 경영실적을 공개한다.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도 2월 중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대형 증권사 뿐만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 또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부동산 시장 경색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손실 우려가 큰 상태고 대형 증권사들은 해외 부동산 투자로 인한 손실 부담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충당금을 쌓아야하는 상황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증권사들이 실적 발표에 앞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하락을 선제적으로 방어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초 국내외 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배당주인 금융주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처로 평가받으며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다만 주주환원책이 장기적인 호재가 될 수 있을지 여부는 의문이다. 지난해 은행주가 배당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반짝 상승하기도 했으나 스트레스 완충자본 도입 등 규제 리스크가 다시금 발목을 잡으며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지 못한 바 있다.
최근 시중의 자금이 공모주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공모주 시장의 열풍이 올해까지 이어지며 수급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상장한 우진엔텍에 이어 현대힘스도 상장 첫 날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기록할만큼 공모주에는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다. 해외 투자자들 또한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국내 공모주 시장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기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종목들은 주목도가 떨어지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다음으로 증시 하락폭이 큰 나라가 한국"이라며 "시장의 투자심리가 우호적이지 않을 때에는 (지금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책만으로는) 수급이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