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실적 대부분 견인…증권은 2708억원 손실
컨콜서 증권에 질문 집중…PF익스포저·충당금 규모
기말 1600원 현금배당…3000억 자사주 소각 의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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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충당금 적립과 증권사의 자산 관련 평가손실 등이 반영된 영향이다. 은행이 그룹의 실적을 상당부분 견인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2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증권사에 집중됐다.
31일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3조45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전년(3조5706억원)보다 3.3%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이자 이익은 8조9532억원을 기록해 9조60억원을 기록했던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이는 지난 분기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한 영향이다. 하나금융그룹과 하나은행의 지난해 4분기 NIM은 각각 1.76%와 1.52%로, 전년 동기 대비 0.20%p와 0.22%p 줄었다.
반면 수수료 이익은 전년보다 5.4% 증가한 1조7961억원으로 나타났다. 매매평가익을 포함한 그룹 전체의 비이자 이익은 1조9070억원으로 전년 보다 65.3% 늘었다.
계열사별로는 하나은행이 지난해 전년보다 12.3% 증가한 3조476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그룹의 실적을 이끌었다. 비은행 계열사는 하나캐피탈이 2166억원, 하나카드가 1710억원, 하나자산신탁이 809억원, 하나생명이 6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하나증권이 270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이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지난해 3709억원의 대규모 선제적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밝혔다. 이를 포함한 충당금 등 전입액은 전년 대비 41.1% 증가한 1조7148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계열사들 중 유일하게 순손실을 기록한 하나증권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이하 컨콜)에서는 증권사의 부동산PF 익스포저 및 충당금과 관련한 질문들이 잇따랐다.
한 투자자는 "증권사의 IB자산과 관련해 평가손실과 충당금 전입을 언급했는데, 자회사별로 은행을 포함한 비은행까지 보유한 PF 익스포저와 여지껏 쌓은 충당금 규모를 알려달라"고 질의했다.
박종무 하나금융지주 CFO는 "현재 하나금융지주의 부동산PF 약정액 기준은 약 7조9000억원"이라며 "이 중 본PF는 5%, 브릿지론은 6%를 평균으로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다만 본PF와 브릿지론의 구체적인 비율과 추가 충당금 적립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른 투자자는 "하나증권의 4분기 실적이 매우 부진했다"며 "구체적인 투자자산별 충당금 적립 규모와 파악하고 있는 투자자산 익스포저를 고려한 올해 하나증권의 실적 전망을 설명해달라"고 잘의했다.
김정기 하나증권 CFO는 "2022년 IB 투자자산 관련 손실은 평가손 1500억원에 충당금 1000억원을 포함한 2500억원 수준"이라며 "2023년에는 좀 더 보수적으로 반영해 2500억원의 충당금과 4500억원의 평가손을 반영한 6500억원의 손실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CFO는 "보수적 관점에서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조원 수준의 손실을 선제반영했기에 추후 시장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하더라도 추가적인 손실 반영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컨콜에서 하나금융지주는 2023년 기말 현금배당을 보통주 1주당 1600원으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미 지급된 세 차례의 분기 배당 1800원을 포함하면 총 현금배당은 3400원 수준이다. 지난해 실시한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고려한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32.7%로 집계됐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3000억원의 자사주를 연내 매입해 소각하는 안건도 결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