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건설사 신용등급, 피상적이었던 '계열 지원가능성' 정말 중요해졌다
입력 2024.02.02 15:04
    한기평, 주요 건설업체 대응방안 및 모니터링 계획
    롯데건설·신세계건설 그룹 지원 방향성 중요
    HDC현산, 포트폴리오 변화 따른 수익성 변화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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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올해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에선 계열 지원 가능성이라는 피상적인 평가 요소가 정말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침체기, 조달 환경 악화 등 유동성 측면에서의 어려움이 실재화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자구 계획의 상당 부분이 계열 지원에 의존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2일 '비우호적 업황에 따른 각 사별 리스크 진단' 보고서를 통해 주요 건설업체의 대응방안과 모니터링 계획을 밝혔다.

      한기평은 PF리스크가 가장 높았던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의 방향성이 달라진 이유가 롯데건설을 향한 롯데건설의 계열지원에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건설(A+/부정적)은 롯데그룹의 자금대여와 메리츠펀드의 자금출자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받았다. 이에 2023년 10월 말 기준 개발사업 PF우발채무는 4조6000억원으로, 2022년 11월말 기준 5조8000억원 대비 1조2000억원가량 감소했다. 

      한기평은 현재 진행 중인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과의 2조70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이 완료되면 롯데건설의 PF와 관련한 유동성 리스크는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동안 PF 유동화증권과 관련한 대응으로 과거 대비 재무부담이 높아진 점이 등급에 부담요인이라 짚었다. 

      신세계건설(A/부정적) 역시 계열 지원 수준이 신용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다.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합병, 신세계아이앤씨의 채권 매입 사례 등 신세계그룹의 지원 가능성은 높은 수준이나 ▲이마트의 영업실적 부진 등 그룹의 지원여력이 약화하고 있는 점 ▲대구 지역의 저조한 분양성과에 따른 재무부담이 리스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구 포항역 부지 개발사업과 관련해 제공한 책임착공 미이행시 채무인수 금액인 1700억원의 차환여부 및 착공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HDC현대산업개발(A/부정적)의 경우 "커버리지 지표 저하를 레버리지 지표 개선이 얼마나 상쇄하느냐가 신용등급의 결정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 사고 이후 PF우발채무 감축과 공사미수금 회수를 통한 차입부담 축소 등을 진행하며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다만 2020년 16%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9월말 기준 3.9%까지 하락한 만큼 수익성 개선 여부가 등급방향성의 핵심 요인이라 말했다.

      GS건설(A/안정적)은 최근 신평3사 모두 PF우발채무 및 영업처분 관련 리스크를 반영해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검단 아파트 관련 전면 재시공 비용 5500억원 일시 반영에 따른 대규모 당기순손실로 자본이 크게 감소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로부터 각각 8개월, 1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의 경우 실질 효력을 발휘하기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되고, 발휘하더라도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BBB급 건설사 중 코오롱글로벌(A3+)의 경우, 보유현금 대비 과중한 PF우발채무 규모와 다음달 미착공사업 차환여부를 주요 모니터링 요인으로 꼽았다. 한신공영(BBB/안정적)은 대구 노곡동 공동주택, 인천 영종 등 분양경기 침체 지역의 프로젝트의 착공 전환과 분양성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동부건설(A3)은 단기유동성 리스크는 높지 않으나, 한진중공업 인수와 자체사업 관련 용지 매입으로 인한 재무부담을 단기간 내 완화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