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부동산PF·홍콩 ELS 사태 대응방안에 주목
이복현 원장 "손실 인식 미루는 금융사 퇴출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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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감독원이 홍콩 ELS와 부동산PF 부실 사태 등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사태 수습에 미온적이고 책임을 회피하는 금융사에 대해서는 시장 퇴출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5일 금감원은 2024년 업무계획을 통해 4대 추진전략과 12대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PF 및 홍콩 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한 금감원의 대응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사 퇴출까지 불사하겠다는 강도 높은 경고를 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부동산PF와 해외 대체투자를 비롯한 시장 위험요인에 대한 신속한 대응체계 구축을 예고했다. 구체적으로 ▲PF 부실 가능성 등에 대비해 금융권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고, 엄격한 사업성 평가를 통해 신속한 사업장별 정상화 및 정리·재구조화 유도 ▲업권별 위기 단계별 대응계획을 포함한 '컨틴전시 플랜' 개편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홍콩 ELS 사태와 관련해서도 금융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불건전 영업행위에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홍콩 H지수 ELS와 관련하여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은 지키되,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등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하고 합당한 피해구제 등을 추진하고 ▲다수 금융회사가 관련된 사건이나 동일 계열 금융회사 등에 대해서는 연계검사를 활성화하겠단 방침이다.
연계검사의 사례로 금감원은 해외 부동산펀드 부실 점검시 주관사·운용사·판매사에 대한 연계 검사를 실시하거나 다수 금융회사의 동일·유사 법규위반 등에 대한 일괄 테마점검 등을 제시했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올해 금감원의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주요업무 추진 계획을 소개했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부동산PF를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했다.
이 원장은 "그동안 금융시장 환경 등 제반 요건을 신중히 감안해왔으나, 올해부터는 고객의 이익을 외면하고 적당한 손실 인식을 미루는 등의 그릇된 결정을 내린 금융사는 시장에서의 퇴출도 불사하겠다는 원칙하에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적립에 미흡한 금융기관에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조 단위의 손실이 예상되는 홍콩 ELS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고위험 상품 판매규제에 대한 면밀한 분석 등을 통해 다시는 후진적인 형태의 불완전판매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불법·불건전 행위 인지 시 검사인력을 즉시 집중 투입하고 통합 연계 검사를 실시해 문제점을 조기에 발본색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2일 약 3주간 진행된 홍콩 ELS 부실 사태에 대한 현장검사를 마무리했다. 설 연휴 이후 2차 현장검사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지만, 투자자의 피해를 고려해 이른 시일 내 결론을 내릴 방침이라 추가적 공수를 들일 지는 미지수란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