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뱅크 부진에 HD현대 영업익 40% 급감…'조선 부문'은 3년만에 흑자전환
입력 2024.02.06 17:07
    정유부문 실적 감소 여파…조선부문은 3년 만에 흑자전환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시 자사주 매입·소각 고민
    현대미포조선 조선3사 중 유일한 영업적자 지속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HD현대가 연결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 61조3313억원, 영업이익 2조316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과 유사하지만, 영업이익이 40% 감소했다. 조선해양 부문인 HD한국조선해양이 3년 만에 흑자전환을 달성했지만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 등에 따른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 감소 탓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매출 28조1078억원, 영업이익 61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9.6%, 77.9% 감소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향후 바이오 연료 등 신사업 확대를 통해 대외 요인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조선·해양 부문의 HD한국조선해양 매출은 전년 대비 23.1% 증가한 21조2962억원, 영업이익은 2823억원으로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2.3% 늘어난 11조 9639억원, 영업이익은 178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현대미포조선 매출은 전년 대비 8.7% 증가한 4조391억원, 영업손실은 1529억원으로 적자지속했다. 현대삼호중공업 매출은 전년 대비 28.2% 증가한 5조958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04.5% 증가한 3017억원을 거두며 현대미포조선의 영업손실을 메웠다. 

      상반기 IPO를 앞두고 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은 매출 1조4305억원, 영업이익 20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7.2%, 41.9% 증가했다. 선박 부품 서비스 사업 수주 호조와 디지털 제어 사업 확대로 실적이 상승했다.

      건설기계 사업을 맡고 있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242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9% 늘어난 8조7482억원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년 대비 28.4% 늘어난 매출 2조7028억원, 영업이익은 137% 증가한 3152억 원을 달성했다. 변압기 교체 수요가 도래하고 세계 각국의 전력망 구축 수요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HD현대로보틱스는 연간 매출 1680억, 영업손실 157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하며 HD현대그룹 중 유일하게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날 진행된 HD현대 컨퍼런스콜에선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에 관심이 쏠렸다.

      이태진 HD현대 DT혁신실장은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이후 HD현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 주식 소각이나 자기 주식 매입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상장 시 구주매출 여부는 아직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로보틱스의 신규 개발 중인 로봇에 대한 질문에는 "S2 모델에 대해서는 개발을 검토하고 있고 KT와 협의하는 중"이라며 "서비스 로봇에 대해서는 시장성이나 경제성을 확인한 이후 출시할 예정이어서 현재로서는 정확히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HD한국조선해양 컨퍼런스콜에선 선종별 수주 진행 상황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강재호 HD한국조선해양 전략마케팅부문 전무는 "3월 중으로 남미 페루 호위함 사업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 중 당사가 유일하게 입찰을 준비 중이지만 유럽에서 한 두 곳이 참여할 전망이라 아직 수주 목표치에 집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는 필리핀 호위함 건조 사업을 예상하고 있는데, 필리핀 호위함의 경우 1차와 2차를 모두 수주했기 때문에 내년도 수주 목표치엔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초부터 LPG·암모니아 운반선 중심의 수주를 타사 대비 빠르게 받아내고 있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 LPG선이나 암모니아선이 계속 수주 소식이 발표되지 않기 때문에 연초에 전력질주를 하고 있다"며 "연초 수주들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우수한 수주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모니아선 VLCC의 중국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한 우려엔 "VLCC(초대형 원유 운반선) 시장에서는 선가 경쟁력이 있는 중국과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며 "VLCC는 적정선에서 최적의 수주를 이어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납품한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의 기본설계에 대해선 "방사청으로부터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며 "통상적으로 기본설계 수행 업체가 결과물에 대해 적합 판정을 받으면 선도함을 수주해 건조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아울러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특수선 사업부가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을 비롯해 해외 함정 사업을 통해 좋은 매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