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L 규모·비율 모두 증가, 연체율은 현상유지
중·저신용 대출 늘린 탓…지표 개선 3분기 이후
4Q NIM 전년 동기比 50bp↓…추가 악화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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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관련 지표 개선은 올해 숙제가 될 전망이다. 회사측은 건전성 지표 반등 시기가 올 3분기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7일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549원으로 전년 대비 34.9%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5.5% 늘어난 4785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같은 호실적에도 불구,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등 자산건전성 지표는 개선세를 보이지 못했다. 일부 지표는 지난해 4분기, 전 분기 대비 더 악화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지난해 4분기 0.43%로 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분기 이후 매 분기마다 관련 비율은 1bp(1bp=0.01%포인트)씩 줄여왔지만, 4분기 다시 증가해 연초 수준으로 회귀했다. 2022년 4분기와 비교하면 7bp 증가한 수준이다.
비율뿐만 아니라 고정이하여신 규모도 증가세도 가팔라졌다. 지난 4분기 관련 여신 규모는 전 분기보다 170억4000만원 가량 늘어 1670억9000만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분기에서 3분기 약 80억원 늘어난 수치보다 2배 이상 높다.
연체율은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유의미한 감소세를 보이지도 않았다. 지난해 카카오뱅크는 1~3분기 0.58%, 0.52%, 0.49%의 연체율을 기록했는데, 4분기에도 직전 분기 수준인 0.49%를 이어갔다.
카카오뱅크는 앞서 건전성 지표가 반등할 시점을 올해 상반기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컨콜)에서 회사는 시기를 3분기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린 영향이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중저신용자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난해 3~4분기에 중저신용자 대출을 많이 취급했다"며 "당초 예측했던 상반기 중 턴어라운드는 다소 어렵고 그 시기는 3분기 이후로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여신에 대한 이탈 우려도 제기됐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총여신은 38조7000억원 수준인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0조80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약 8조 가까이 늘면서, 대부분을 차지했다.
카카오뱅크측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실행액의 약 50%가 대환 목적이었다. 이자 부담 등을 고려해 타 금융사에서 대출을 갈아타며 유입된 여신이 전체 주담대 규모의 약 절반 가량이란 뜻이다.
컨콜에 참석한 한 투자자는 "올 하반기 금리가 하락할 경우 다른 회사들이 더 낮은 금리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기존 고객이 다른 금융사로 이탈할 것에 대한 우려는 없을지"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카카오뱅크측은 "회사는 시중은행 평균의 2배 가까이 되는 BIS 비율을 유지하고 있고 굉장히 낮은 수준의 조달 비용을 유지하고 있어 타 시중은행 대비 높은 예대금리차를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 주담대 대출 신청과 조회 트래픽도 급증하고 있어 현재와 같은 퍼포먼스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카카오뱅크가 지금과 같은 금리 메리트를 유지하며 고객 이탈을 최소화할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하반기 금리가 하락하면서 은행간 금리 인하 경쟁이 격화하면 순이자마진(NIM) 지표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상반기 NIM이 지속 하락했다. 4분기 전 분기 대히 5bp 오른 2.36%를 기록하며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50bp 낮은 수치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컨콜에서 앞으로 배당 수준을 지속 높여갈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김 COO는 "총 주주환원 규모가 작년 511억원에서 금년 714억원으로 대폭 증가했지만, 카카오뱅크의 주당 배당금 수준이 타 시중은행에 비해 아직 과소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배당금 수준을 현재보다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