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證 대표주관 되찾나 관심…은행계證 반사이익 기대
"CEO 교체 후 변화 꾀했지만 오히려 선택지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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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미래에셋증권ㆍ한국투자증권ㆍ삼성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이 잇따라 후보에서 이탈하며 케이뱅크 기업공개(IPO) 주관사 재선정 작업에 힘이 빠지고 있다는 평가다. 주요 주관사 후보군이 경쟁사인 토스(비바리퍼블리카)로 쏠리며 선택지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NH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 자리를 되찾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기존에 주관사단이 아니었던 KB증권ㆍ신한투자증권이 반사 이익을 얻을지 주목된다. 대표이사 교체 후 변화를 꾀하던 케이뱅크도 곤란한 처지가 됐다는 분석이다.
케이뱅크는 오는 15일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국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경쟁 프리젠테이션(PT)를 진행한다. NH투자증권ㆍKB증권ㆍ신한투자증권 등 복수의 증권사가 PT에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해 IPO 주관 1위를 차지했던 미래에셋증권을 비롯,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은 이번 PT에 참여하지 않는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RFP를 받고도 아예 입찰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삼성증권은 제출 여부를 두고 고심하다 최종적으로 제출하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이달 초 토스의 상장 주관사단으로 결정된 바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토스 측에서 명시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토스 상장 주관사단으로 선정된 증권사들은 케이뱅크 주관사 참여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며 "케이뱅크가 별도의 적격후보자(숏리스트) 발표 절차 없이 입찰제안 마감 일주일만에 곧바로 PT를 진행하는 건 후보가 많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외국계 증권사를 대상으로도 별도로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JP모건ㆍ씨티가 상장 대표주관사를 맡고 있었지만, 이들 역시 지난해 말 상장 주관 계약이 해지됐다.
토스는 이번 IPO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외국계 증권사를 선임하지 않았다. 추후 본격적인 공모 준비 과정에서 추가 선정 가능성이 있는만큼 외국계 증권사 선정 과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는 케이뱅크 주요 주주(지분율 4.8%)이기도 한 NH투자증권이 다시 상장 대표주관사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형사들이 잇따라 이탈하며 국내 대표주관사 자리는 대안이 없어졌다는 지적이다.
공동주관 등 주관사단의 남은 자리는 은행계 증권사들이 반사 이익을 볼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KB증권의 경우 계열사인 국민은행이 경쟁사 카카오뱅크의 주요 주주(지분율 4.8%)라는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다만 국민은행이 2022년 카카오뱅크 지분을 절반 가까이 매각하며 관계가 일정부분 정리된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카카오뱅크 지분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해 언제든지 추가 매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기도 했다.
'빅딜' 트랙레코드 가뭄에 시달리는 신한투자증권 역시 이번에 초청장을 받으며 수임 가능성이 열렸다. 신한투자증권은 2021년 카카오뱅크 상장 당시 인수단으로조차 참여하지 못하며 고배를 마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최고경영진 교체ㆍ밸류에이션 전략 재설정 등을 이유로 기존 주관사들과 계약을 해지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오히려 선택지가 줄어들게 됐다"며 "기업가치나 성장성 등 공모주로서도 토스가 케이뱅크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만큼, 공모 일정이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토스의 움직임도 신경써야 하는 상황"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