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신임 대표이사엔 신영수 선임
CJ ENM·CGV 계열사 대표는 유임 결정
계열사별 신임 경영리더로 19명 승진해
그룹 실적 부진에 최소한의 인사 단행
-
CJ그룹이 해를 넘긴 정기임원인사를 발표했다.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해 3년여 만에 CJ제일제당 대표로 복귀한다. 지난해 실적 부진을 기록해 올해 거취가 주목된 구창근 CJ ENM 대표와 허민회 CJ CGV 대표 등은 자리를 지켰다.
16일 CJ그룹은 CJ제일제당·CJ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 CEO를 교체하고 임원(경영리더) 총 19명을 승진시키는 내용의 2024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CJ는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에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CJ대한통운 신임 대표이사에는 신영수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대표가 취임한다. CJ대한통운은 작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4802억원(연결기준)을 달성했다. 지난해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강신호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CJ그룹에서 공채 출신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은 처음이다. 강 대표는 1988년 그룹 공채로 입사해 CJ그룹 인사팀장,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 등을 거쳤다. 2021년 CJ대한통운 대표로 부임하기 전까지 CJ제일제당 대표를 지냈다.
강 대표의 복귀와 더불어 최은석 현 CJ제일제당 대표의 거취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강 대표가 4년 만에 다시 CJ제일제당 대표로 복귀한 것은 이재현 회장이 간 대표를 실적 부진을 겪는 CJ제일제당의 ‘구원투수’로 투입했다는 해석이다. 2021년부터 2년간 사상 최대 실적을 보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었다. 식품사업 부문은 상대적으로 양호했지만 바이오, 사료·축산 부문이 수익성 악화를 보였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3.5% 감소한 29조23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조2916억원으로 22.4% 줄었다. 자회사인 CJ대한통운을 제외하면 영업이익 감소율은 35.4%에 이른다.
이번 인사에서 이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과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의 승진은 없었다. 이경후 실장은 2021년도 인사를 통해 상무에서 부사장대우로 승진했다. 글로벌 식품 사업을 이끌며 승계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은 2023년도 인사를 통해 CJ제일제당 경영리더에서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승진했다.
CJ그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실적 부진 영향으로 대표 교체를 단행한 것”며 “CJ제일제당은 식품 부문만 성과급이 나가고 바이오 등 일부 부서는 목표치를 당성하지 못해 성과급도 나가지 않았을 정도로 내부서 실적 관리에 나선 분위기”라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 정성필 대표와 CJ올리브영 이선정 대표, CJ푸드빌 김찬호 대표는 자리를 지켰다. 실적 부진으로 거취에 관심이 모였던 구창근 CJ ENM 대표와 허민회 CJ CGV 대표도 유임됐다. 티빙과 피프스시즌의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나타나고 있고 CJ CGV도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연간 흑자를 달성하는 등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
통상 11∼12월이던 CJ그룹의 임원 인사가 해를 넘긴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CJ그룹 계열사들이 실적 부진 등을 겪으면서 이재현 회장이 장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지난해 11월 전략회의에서 이 회장이 '절실함'을 강조한 이후 중기 사업계획을 세워왔다. CJ그룹은 조만간 2426 중기비전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진다.
CJ그룹의 신임 경영리더에는 19명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1월 이재현 회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성과를 격려한 CJ대한통운과 CJ올리브영에서 각각 6명, 4명이 나왔다. 이중 1980년대생 2명, 1990년생 1명이 포함됐다.
CJ 관계자는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기본 원칙 아래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이뤄진 인사”라며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고려하여 2020년(19명) 이후 최소폭의 임원 승진을 단행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