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경쟁사 '웨원그룹' 고려시 몸값 4~5兆엔 "적정" 평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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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이르면 올해 6월 중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에 나서기 위해 주관사를 선정했다. 몸값으로는 5조원이 언급되는데, 중국 텐센트의 웹툰 자회사가 적용받고 있는 주가매출액비율(PSR) 3배를 적용한 수치다.
글로벌 웹툰 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큰 무리가 없을 거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올 1분기에도 성장을 이어갔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상반기 미국 현지 상장이 점쳐지는 네이버웹툰의 경우 현지 규정에 따라 '135일 룰'을 적용, 1분기 실적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해야 하는 까닭이다.
그간 마케팅비 축소 등 운영 비율 효율화를 통해 지난해 연간 기준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이뤄냈지만, 1분기에도 그 개선세를 이어나가야 상장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네이버웹툰은 2024년 6월 작은 서비스로 시작하다 이내 사내 독립기업으로 운영, 2017년 분사됐다. 이후 미국 네이버(라인) 웹툰 구독자가 급증하면서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WEBTOON Entertainment Inc.)가 글로벌 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구조로 변모했다.
매년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주요 네이버 임직원들이 나서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미국 상장 추진 계획을 알렸고, 연내 상장 추진 목표 또한 지난해 공표된 바 있다. 모건스탠리, 맥쿼리 한국PE 등 여러 외국계 증권사에서 경력을 쌓은 김남선 전 책임리더를 네이버 CFO로 내정하거나 지난해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미국 기업에서 재무 경력을 쌓아온 데이비드 리 CFO를 영입하는 등의 움직임 또한 웹툰엔터테인먼트 상장 계획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로 그 움직임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지난 19일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사실이 전해진 것이다. 상장 시기는 이르면 올해 6월 중일 것으로 전망되며,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기업가치는 30억~40억달러(약 4조65억~5조3420억원)로 추산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올해 1분기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상장 시 135일 룰(증권신고서에 기준이 되는 재무제표 작성일로부터 135일 이내 상장 절차 완료)이라는 현지 상장 규정을 적용받아서다. 1분기를 기준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할 경우 8월 중순까지는 상장을 마쳐야 한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삼으면 5월 중순까진 상장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발행사와 주관사 간 필요성에 따라 상장 시점 조율을 하겠지만 목표로 잡은 상장시점이 6월인 점을 감안하면 1분기 실적을 포함해서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쿠팡은 다른 길을 택했다. 쿠팡은 직전 연도 실적까지만을 결산, 반영해 3월 중 상장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그간 마케팅비 효율화, 핵심 서비스 및 지역 집중을 통해 실적을 개선시켜 왔다. 2022년 4분기 기준 202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2023년에는 6억원 흑자로 개선됐다. 실적 개선세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오가는 가운데 애플과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웹툰 코믹 분야 진출 움직임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예상 기업가치로는 4조~5조원이 언급된다. 지금으로선 중국 텐센트 자회사이자 홍콩증시에 상장된 디지털 콘텐츠 전문 플랫폼 웨원그룹(China Literature Limited)이 유일한 피어그룹(Peer Group)으로 거론되고 있다. 증시에 입성한 웹툰 관련 기업이 많지 않은 까닭에서다.
상장 직후 15조원까지 상승했던 웨원그룹의 시가총액은 4조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최근 웨원그룹의 주가매출비율(PSR)이 2~3배 수준인데, 이를 웹툰엔터테인먼트에 적용하면 5조원 안팎이 산출된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이달 초 실적발표를 통해 웹툰부분 매출액이 지난해 연간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해당 회사는 홍콩증시에 상장돼있다. 미국 증시와는 분위기와 주요 투자자군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 기관투자자들 입장에선 어느정도 글로벌 점유율이 있는 기업이 상장에 나서기 때문에 관심을 보이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이긴 하지만 '웹툰'이라는 색깔을 가지고 있는 점, 그리고 실적이 가시화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것으로 보여진다"라며 "1분기 실적도 감안해 분기별 실적 개선세를 살필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