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력 보충·사업 경험 공유 시너지
전략 상충·외국인 지분 제한 등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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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전 참여 기회를 살피고 있다.
22일 M&A 업계에 따르면 블랙록은 작년 말부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잠재 인수자들을 찾아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이스타항공·에어인천·제주항공 등 저가항공사(LCC) 중 여러 업체와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기업가치는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인수 후 추가 투자도 집행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재무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LCC 입장에선 자금력 있는 기업이나 재무적투자자(FI)와 손을 잡으면 인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블랙록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블랙록은 2022년 유럽 화물항공사(European Cargo)에 투자한 경험이 있고, 항공기금융 부문에도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운송 경험을 공유하는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노후 화물기 교체 때도 힘을 보탤 수 있다.
블랙록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에서 얼마나 적극성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아직 거래 초기다 보니 현재까지 컨소시엄 구성 등 구체적인 성과는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PEF)와 관련이 많은 국내 LCC와 블랙록의 자산운용 전략이 맞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법적 문제도 신경 써야 한다. 관련 법에 따르면 외국인 주주는 국내 항공사 지분 49%까지 가질 수 있지만 정부는 외국인 주주의 참여를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 블랙록이 참여하더라도 아주 많은 주식을 취득하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는 다른 해외 자본들도 마찬가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블랙록 외에도 여러 외국계 FI들이 이번 거래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도 "투자 시 기존 포트폴리오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지만 정부 눈치를 감안하면 아주 많아도 지분 30% 이상을 가져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이 본격화했다. 오는 28일 예비입찰, 상반기 중 본입찰을 거쳐 10월까지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UBS가 매각 주관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