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가 주요 포트폴리오 회사인 SK하이닉스의 부진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SK스퀘어가 대주주로 있는 이커머스 기업 11번가도 1000억원을 웃도는 영업적자를 지속하면서 저조한 포트폴리오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SK스퀘어는 2023년 연간 연결 기준으로 매출 2조2765억원, 영업손실 2조3397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순손실은 1조3148억원으로 집계됐다.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적자는 SK하이닉스 등 포트폴리오 회사의 지분법 손실액 총 2조526억원이 반영된 영향이다. SK스퀘어 측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하는 등 완만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는 흑자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온 11번가도 지난해 연간 매출 8655억원을 올렸지만, 1258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를 지속했다. 4분기 기준 매출은 2635억원, 영업손실은 348억원을 기록했다.

11번가는 대주주인 SK스퀘어가 지난해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을 되사가는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면서 FI의 주도로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가 주관을 맡고 있다. 

현금흐름 측면에서 SK스퀘어는 지난해 약 1조원의 현금 유입을 확보했다. SK하이닉스·인크로스의 배당금 수익 1771억원과 기존 현금 및 현금성자산 5065억원, SK쉴더스 잔여 지분 매각대금(미수금) 4500억원이 별도 재무제표에 주로 반영됐다. SK쉴더스(매각대금 8600억원) 외에도 나노엔텍(515억원), SK플래닛 소수지분(350억원) 매각 등 지난해 포트폴리오 정리 차원에서 진행했던 작업들도 현금 확보로 이어질 전망이다. 

SK스퀘어는 지난해부터 진행했던 매각 작업을 마치면 반도체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재정립할 계획이다.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투자를 위해 투자법인 TGC스퀘어를 설립했고, SK하이닉스ㆍ신한금융그룹ㆍLIG넥스원 등과 1000억원을 공동 출자하기로 약정했다. TGC스퀘어는 현재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개별 투자를 진행 중이다. 

한명진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은 "올 한해 기존 포트폴리오 회사의 손익 개선, 수익모델 변화를 이끌어내 본질적인 체질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반도체 밸류체인 전후방 영역 투자를 통해 반도체 중심의 투자회사 정체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스퀘어는 경상 배당수입의 30% 이상을 배당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총 3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행했으며, 올해 2월 8일까지 매입한 2000억원(총발행주식수의 약 3%) 규모의 자사주를 상반기 이사회 결의를 통해 소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