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흥행 청신호?…낮아진 주가에 확정 발행가액 관건될 듯
"LG전자 청약 참여 부담 덜어도 주가 반등 기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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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신주인수권증서 가격이 양호한 추이를 보이면서 증자 흥행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우리사주조합 사전청약 분위기 또한 긍정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LG디스플레이 본주의 주가 하락이 지속되며 차익 거래의 기회는 줄었다는 지적이다. 결국 중장기적인 업황 회복과 이에 따른 실적ㆍ주가 상승에 베팅해야 하는 셈인데, 올 1분기 재차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게 부담으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 유상증자 신주인수권증서인 'LG디스플레이 6R'은 지난 19일 상장돼 23일까지 거래됐다. 23일 종가 기준으로 산출한 LG디스플레이 6R의 이론가격은 본주가격(1만1550원)에서 1차 발행가액(1만70원)을 뺀 1480원이다.
이론가격 대비 낮은 1415원에 거래가 시작된 LG디스플레이 6R은 상장 당일 2650원까지 치솟았다가 201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후 이틀간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다시금 반등해 23일 1917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신주인수권증서 거래가 시작된 이후 주가 흐름이 다소 약세를 보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19일 1만2020원에서 23일 1만1550원으로 4% 가까이 하락했다.
신주인수권증서의 5거래일간 가중산술평균 가격은 장당 약 1942원이었다. 내재가치 1480원 대비 450원가량 높은 상태였다. 이 기간 총 거래량도 1773만여장으로, 발행 신주 수의 12.4%정도에 해당하는 물량이 거래됐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의 유상증자에 청약할 의사가 적지 않은 분위기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 우리사주조합 사전청약 또한 양호한 분위기 속에서 치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LG디스플레이는 우리사주조합 대상 사전청약을 진행한 후 내달 6일 실제 청약을 실시한다. 한 LG디스플레이 내부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 유상증자에 대한 내부적인 기대감이 어느 정도 올라온 까닭에 우리사주조합 사전청약은 마감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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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2차 발행가액 산정이 변수로 남아있다. 오는 29일 종가를 기준으로 2차 발행가액을 산정하게 되는데, 1차 발행가액과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가격이 최종 발행가액이 된다. 최근 LG디스플레이 주가가 하락세였기 때문에, 9000원대 중후반으로 발행가가 내려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확정 발행가액은 오는 3월 4일 공고될 예정이다. 확정 발행가액이 낮게 산정될 수록, 구주주(신주인수권증서 보유자)들이 신주를 받았을 때 실현할 수 있는 차익은 커진다.
다만 '신주인수권 프리미엄'이 예상보다 높았기 때문에 이번 증자 참여를 통해 수익을 내기 위해선 LG디스플레이 주가의 구조적 상승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가와 직결될 단기적인 실적 기대감은 높지 않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4분기 모바일 OLED(올레드) 패널과 IT용 중대형 제품군 패널 출하 등의 확대로 흑자전환을 하긴 했으나,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은 부정적인 상황이다.
실제로 이달 초 하이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의 목표주가를 현 주가보다 낮은 1만1000원으로 제시하며, 사실상의 '셀 리포트'를 발간하기도 했다. 특히 통상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인 점과 북미 주력 고객사 스마트폰의 중국 판매 부진 우려에 따른 부품 재고 조정 영향으로 올 1분기 다시금 적자전환이 유력하단 전망이다.
청약이 흥행해 실권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초과청약을 약속했던 LG전자는 재무적 부담을 덜 전망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LG전자의 주가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지난해 고점 대비 30% 넘게 주가가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인 바 있다. 그 배경 중 하나로 LG디스플레이 유상증자 참여가 거론됐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유상증자 참여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이미 LG전자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본다. 출자 부담이 조금 줄어든다고 해서 주가가 반등할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라며 "LG전자는 전장 등 투자해놓은 부문의 수익성을 실현해내는 것이 기업가치에 변동을 줄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