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사업장 처리할 인력이 없다"…PF 인력난 시달리는 중소형 증권사들
입력 2024.03.05 07:00
    중소형證 부동산PF 리스크에 담당자 줄줄이 감축
    사업장 사후 관리 일손 부족 시달려
    IBK證, 수차례 PF 경력직 채용 공고 내기도
    중소형 증권사 "PF 경력직 채용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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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인력을 감축했던 중소형 증권사들이 이젠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퇴사한 실무자가 담당했던 사업장의 사후 관리를 맡을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는가 하면, '망가진' 사업장을 관리할 경력직을 채용하는 증권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 증권사 투자은행(IB)의 핵심 사업본부로 몸집을 불렸던 각 증권사 부동산PF 부문은 지난해 대대적 인력 감축이 진행됐다. 부동산PF 리스크가 확산하면서 악화한 경영 실적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효율화 차원이었는데 주로 중소형 증권사들의 인력 감축이 두드러졌다. 이 과정에서 PF사업장은 그대로 남긴채 담당자들이 퇴사하면서 잔류한 실무진들이 기존 사업장의 사후 관리를 맡아야하는 증권사 PF 부서가 최근 상당히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부동산 관련 부서를 축소한 중소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PF팀 인력이 대거 나가면서 망가진 사업장의 사후 관리를 소수의 인원이 해결하고 있는 상황이라 (실무진들이) 과로에 시달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퇴사자로 인해 공백이 생긴 사업장의 사후 관리를 위해 PF담당 경력직을 채용하는 증권사들도 늘고 있지만 채용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6개월 동안 프로젝트금융1부, 구조화금융3부, 프로젝트금융2부, 부동산금융1부에서 각각 경력직 채용 공고를 올렸다. 지난해 부동산 관련 조직을 축소한 하나증권은 '부동산금융본부'에서 이달 6일 공고를 올리고 경력직 채용을 진행중이다.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소 대리에서 과장급 이상의 경력을 가진 실무자를 찾고 있다"며 "기존에 증권사 PF팀에서 일하다가 구조조정된 인력이 지원하는 경우가 몇 차례 있을 뿐 사실상 지원하는 인력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한 관계자는 "망가진 사업장만 해결하려고 채용한 인력은 결국 사업장 문제가 해결되고나면 다시 구조조정이 될 가능성이 높아 지원률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중소형 증권사로 자리를 옮길 대형사 출신 부동산PF 실무자들이 많지 않다는 점도 배경중 하나로 거론된다. 부동산PF 투자 비중이 크지 않아 인력을 크게 감축하지 않았던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PF인력의 해고와 재채용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다. 기존 PF 사업이 마무리되기 전까진 PF부서를 축소하지 않겠다는 대형 증권사 사례도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 힌 관계자는 "성과급 비중이 큰 PF 관련 인력은 계약연봉이 적다"며 "인력을 구조조정하고, 망가진 사업장을 처리할 인력을 다시 뽑는 것보단 기존 실무자들이 담당한 사업을 마저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 증권사의 비용 지출의 측면에서 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