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배당 확대법 효과로 한달 반짝 상승했지만
금리 동결에 과세당국 법인세 폭탄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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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침체로 하락세를 이어가던 리츠(REITsㆍ부동산투자회사) 시장이 리츠 배당 확대법 통과로 기지개를 켜는듯 했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다시 위축되는 모양새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글로벌 상장 리츠들의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는 데다, 대장주인 코람코자산신탁의 리츠를 둘러싸고 법인세 논쟁이 불거진 영향이다. 재간접리츠의 ETF 편입 허용, 평가손실의 배당가능이익 배제 등 정책적 지원을 배경으로 주가 상승을 고대했던 리츠업계에선 불안감도 감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최대 규모 리츠 ETF인 'TIGER리츠부동산인프라'는 전일 대비 소폭 반등한 44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14일부터 지속된 약세로 여전히 45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TIGER리츠부동산인프라는 지난 2022년 4월 고점을 찍은 후 올해 3월까지 20%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올해 2월 초 자산가치 하락 등 미실현 손실 금액을 배당 산정시 제외할 수 있다는 내용의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리츠 주가는 배당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한달간 리츠 대장주인 ESR켄달스퀘어리츠(+7.76%), 롯데리츠(+3.49%), SK리츠(+3.46%), 신한알파리츠(+4.03%) 등은 모두 상승했다.
이르면 올해 3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금리 인하 시기는 점차 미뤄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이달 FOMC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리츠들은 한달 간의 주가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다. 3월 셋째주 S&P글로벌 리츠 지수는 S&P 500을 2.0%p 하회, 전주 대비 2.1% 하락했다. 국내 리츠도 이에 반응해 0.8% 하락하며 코스피를 0.3%p 하회했다.
최근 국내 대형 리츠AMC(자산관리회사) 코람코자산신탁의 6개 리츠에 170억원 규모의 법인세가 추가로 부과된 사실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리츠 투자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미 고금리로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진 탓에 배당금이 줄었는데, 법인세 부담까지 늘어날 경우 리츠의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강남구 삼성세무서는 지난달 코람코자산신탁 리츠를 대상으로 당기순이익 30%에 달하는 법인세를 추가로 납부하라고 통지했다. 그간 세무서들은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배당금을 제외한 순이익에 대해서만 리츠의 법인세를 매겨왔는데, 올해부터 이런 특례를 적용하지 않고 기존 법인들과 똑같이 법인세를 과세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세무서의 상급기관인 국세청 본청에 유권해석을 요청하고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 측은 "국토교통부 질의를 통해 기존 방식이 옳다는 답변서를 받은 상태"라며 "지난 20여년간 과세를 해 온 기준이 있는데, 갑작스럽게 판단이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세청이 삼성세무서의 손을 들어줄 경우, 해당 과세방식은 전 세무서에 적용될 수 있다. 이를 전국 리츠에 적용할 경우 AMC가 추가 납부해야 하는 세금은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부담해야 할 법인세가 늘어나면 배당금이 큰 폭으로 줄어들어 리츠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리츠 과세로 인한 배당금 하락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종토방 등을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의 비판이 거셌고,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생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신호가 지속돼 주가도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