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주총, ELS 배상 언급 없이 조용한 마무리…이사회로 쏠리는 '눈'
입력 2024.03.22 13:16
    양종희 회장 첫 주총, 모든 안건 통과 마무리
    시장 최대 관심사 ELS 배상안 언급은 없었어
    이사회서 논의 관측…이명활 신임 이사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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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KB금융지주 주주총회(이하 주총)가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되며 마무리됐다. 다만 이날 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KB국민은행은 ELS 판매 규모가 시중은행들 중 가장 큰 만큼, 주총 이후 열릴 이사회에서 배상안이 논의될 지 관심이 모인다.

      22일 KB금융은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제16기 정기 주총을 개최했다. 이날 주총은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취임한 뒤 처음으로 진행하는 주총이었다. 5개의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큰 잡음없이 마무리돼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다.

      주총 전부터 모든 안건의 통과가 예상됐던만큼, 이날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ELS 배상안이었지만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상반기에만 4조7000억원 규모의 만기가 도래하는 KB국민은행은 50%의 손실률에 40%의 배상 비율을 적용하면 약  상당 규모 배상액이 예상된다. 주요 시중은행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사회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될 지에 관심이 모인다. 앞서 하나은행은 주총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ELS 배상안과 관련해 신속한 의사결정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오는 27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논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KB국민은행은 판매 규모가 커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이른 시일 내 배상안 논의를 공식화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명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역할도 주목된다. 이 사외이사는 금융산업 리스크 관리 역량 및 국제 금융시장에 대한 전문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은행 금융연구원을 거쳐 금융연구원 부원장을 역임한 이력이 있는 만큼, 이사회에서 ELS와 관련해 유의미한 목소리를 낼 것이란 평가다.

      이날 주총에서는 주요 안건으로 지난해 재무제표와 이익배당 승인의 건과 이사 선임·보수한도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등이 올랐다. 모두 통상적인 주총 안건들이다. KB국민은행 노동조합도 별도의 주주제안을 내지 않았다. 앞서 노조 측은 지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6년 연속 사외이사 후보를 내세우는 등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한 바 있다.

      지난해 주총에 비해 별다른 '잡음'없이 주총이 마무리되면서, 신임 회장인 양종희 회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주총은 의장 발언에 이은 주주 발언과 안건 승인 과정이 물 흐르듯 이어졌다. 주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주들이 불만과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없었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배당성향이 지난 5년간 26%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배당 규모에 대한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었지만, 해당 안건 역시 주주발언에서 별다른 반대 없이 통과됐다. 이날 승인된 지난해 배당성향은 25.3%다.

      다만 주총 안건과 별개로, KB국민은행 콜센터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나왔다. 주주 자격으로 참석한 국민은행 한 콜센터 직원은 이날 주총 마지막에 발언 기회를 얻어 열악한 근무환경을 토로하고 그룹 차원의 해결을 요구했다.

      양 회장은 이에 대해 "수탁업체 직원들의 인사 등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나 법적으로도 그룹이 관여할 수 없다"면서도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개선 등은 다시 한번 살펴보고 확인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