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금융 상환 목적? 상장 불발 대응 자금 마련?
"당장의 500억보다 자금조달 스케줄이 더 중요"
-
- 이미지 크게보기
- (그래픽=윤수민 기자)
산업용 공작기계업체인 DN솔루션즈(前 두산공작기계)가 프리IPO(상장전 투자유치) 규모를 기존 30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줄인다. 투자에 참여하는 국내 사모펀드(PEF)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산업은행의 펀드레이징 일정이 다소 지연되는 와중, DN솔루션즈가 이달 말 클로징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둔 결과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N솔루션즈는 프리IPO 규모를 500억원가량 줄여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앞서 DN솔루션즈는 3000억원을 목표로 투자유치에 나섰고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산업은행이 공동 운용사(Co-GP)로 펀드를 조성해 투자에 나서려 했다.
당초 DN솔루션즈의 프리IPO는 이달 말~내달 초 중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DN솔루션즈의 의중에 따라 이달 말 마무리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오히려 스틱인베스트먼트 측은 4월까지 펀드레이징을 위한 여유시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럼에도 불구, DN솔루션즈 측은 투자유치 규모 축소를 감수하더라도 이달 말 딜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 기관투자자는 "주요 출자자(LP)들 사이에서 주목받던 딜 중 하나긴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FI들이 출자 스케줄을 맞추지 못했다"라며 "산업은행 측도 출자 규모를 줄여 총 2500억원으로 규모가 조정됐다"라고 말했다.
해당 사실에 대해 DN솔루션즈 측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프리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모회사인 DN오토모티브의 재무건전성 개선 작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DN솔루션즈가 딜 클로징 일정을 앞당기려는 배경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는 중이다.
먼저 DN오토모티브가 과거 DN솔루션즈 인수를 위해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받았던 대출금을 상환하려는 목적이 거론된다. DN그룹은 DN솔루션즈를 인수할 당시 GMT홀딩스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1조원대 인수금융을 일으킨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DN오토모티브는 지난해 대출금 중 350억원가량을 상환했다. 이자지급기일이 도래하기 전 원리금 일부를 상환하기 위해 딜 클로징 시점을 앞당기려 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상장 불발시 필요한 자금 마련에 선제적으로 나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DN오토모티브는 DN솔루션즈 인수 당시 인수금융 외에도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KB인베스트먼트 등 FI들로부터 영구채 형식으로 2200억원을 조달했다. 약정사항에 따르면, 내년 1월 말까지 DN솔루션즈 상장이 성사되지 못할 경우 2200억원에 웃돈을 얹어 갚아야할 가능성이 있다. DN솔루션즈가 프리IPO에 참여하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산업은행에 상장 기한을 2027년으로 달리 약속한 점을 감안하면 상장 계획이 불발될 경우 기존 FI들에게 갚아야할 자금을 마련하려는 의도로도 풀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DN그룹 내부적으로 차입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긴 하다"라며 "프리IPO 규모를 500억원가량 늘리기 위해 필요 이상의 시간을 쓰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달말, DN솔루션즈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여진다. DN솔루션즈는 지난달 중순 숏리스트에 포함된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 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