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CJ올리브영 모두 인수 여력 부족…신한은행 우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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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글랜우드PE가 내놓은 CJ올리브영 지분 중 절반을 인수한다.
2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CJ올리브영 지분 11.3%를 매입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이 자금을 댄 SPC(특수목적회사)를 활용해 지분을 인수하는 구조화금융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CJ올리브영은 글랜우드PE 보유 지분 절반인 11.3%를 자사주 형태로 사들이기로 했다. 나머지는 금융사가 돈을 댄 SPC가 인수하기로 했는데, 이 금융사는 신한은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들어 기업금융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나은행도 공동투자를 검토했으나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의 전체 규모는 지분 22.6%에 7800억원이고, CJ올리브영과 금융사 측에서 각각 부담할 금액은 3900억원 정도다. 거래는 이달 내 완료될 전망이다.
CJ그룹 측이 글랜우드PE 보유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책정한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약 3조5000억원이다. 상장 추진 시 예상 기업가치인 5조원에서 30% 정도 할인한 수치다. 향후 CJ올리브영 지분 가치가 더욱 올라가면 지분을 되사오기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미리 움직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CJ올리브영이 글랜우드PE 측 지분을 모두 사오거나, CJ㈜가 직접 인수 주체로 나서기는 부담스러웠다. CJ㈜의 작년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18억원에 그친다. 재무비율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주사가 CJ올리브영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빚을 내기도 쉽지 않다. CJ그룹은 작년부터 CJ올리브영 지분 인수 방안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J㈜는 자금 부담과 신용도 관리를 신경써야 하니 직접 인수 주체로 나서지 않고 구조화금융을 활용하는 구조를 짰을 것"이라고 말했다.
CJ올리브영은 CJ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CJ㈜가 지분 51.15%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2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오너 일가가 나눠 갖고 있다. 이재현 회장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11.04%, 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이 4.21%를 들고 있다. 향후 CJ㈜와 CJ올리브영이 합병한다면 오너일가의 지주사 지배력이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