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세운 '고배당' 매력 지킬까…독점에 실적 개선 기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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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다시금 기업공개(IPO) 추진 준비에 나선, 국내 유일 전업보증보험사인 서울보증보험의 지난해 순익이 전년대비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서울보증보험이 제시했던 전망치를 소폭 넘어서긴 했지만, 전년대비 순이익 23% 감소한 탓에 '고배당'이라는 기존의 마케팅 포인트를 전면에 다시금 내세울 수 있을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지난해 4179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지난해 서울보증보험의 상반기 실적을 둘러싸고 보험금 지급 증가로 인한 순이익 감소 폭에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서울보증보험 측은 2023년 4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이 가능하다는 전망치를 내놨고 실제로 이를 소폭 상회했다.
증권가에서는 IPO 재추진을 앞둔 서울보증이 일단 시장에 제시한 '가이던스'(예정치)를 충족했다는 점에서 큰 산은 넘었다는 평가다. 보증보험업 특성상 경기에 따른 손해율 변동성이 높고 이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사태 이후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던 까닭에, 지난해 상반기 실적 감소 추이에 대한 세간의 우려가 적지 않았다.
문제는 '전망치를 상회했다'와 '시장 기대감을 충족시켰다'는 다른 이야기라는 점이다. 2022년 대비 순이익이 오히려 줄어든 부분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보험수익이 전년대비 300억원가량 소폭 늘긴 했지만 보험서비스비용이 4000억원가량 확대, 보험 부문 이익이 줄면서 순이익이 23% 감소했다. 구체적으론, 당기발생사고보험금 관련 보험서비스비용이 42% 정도 늘었다.
이에 더해 서울보증보험은 손해율 증가에 따른 손익 변동 가능성 폭을 확대해두었다. 손해율은 받는 보험료 대비 보험사고 발생에 따라 지급되는 보험금의 비율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손해율이 10% 증가할 경우 재보험 경감 후 기준 1519억원의 손실이 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1352억원으로 손실 전망치를 예측했던 2022년보다 높게 추정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되며, 지난해 상장 추진 당시 강조했던 '고배당'이란 세일즈 포인트가 유지될 수 있을지 여부에 주목된다. 서울보증보험은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으로 나가는 비율인 배당성향을 매년 50% 이상을 최근 2년간 유지해오고 있다. 지난해 IPO 기자간담회 당시 상장 후에도 50%가 넘는 배당성향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순이익이 줄어든 만큼 배당이 줄어들 공산이 크다. 2022년 서울보증보험 배당성향이 50%고 주당 배당액이 400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배당성향 50%를 유지할 경우 지난해 순익 기준 주당 배당금은 3000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국내 보증보험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 성장세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적 자금 회수 과정에 따른 오버행 이슈 또한 기관들이 지난해 거론했던 우려사항 중 하나였다. 서울보증보험 측은 이같은 우려에 투자자 수요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하여 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며 소수지분 추가 매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고배당 매력이 있는 발행사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해야하는 기관투자자 위주로 관심을 보이긴 했다. 서울보증보험이 다시금 상장에 나선다는 소식이 나온 뒤 관심을 보이는 해외 기관투자자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기관들의 관심을 받으려면 공모가를 지난해보다 낮추는 시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가 밸류 눈높이를 낮출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서울보증보험 상장은 '공적자금 회수' 명목에서 추진되고 있다. 정부가 예금보험공사를 통해서 서울보증보험에 투입한 공적자금 미회수분을 회수하려면 주당가치가 9만원 이상이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서울보증보험은 지난해 상장 당시 공모가를 3만9500원으로 설정했고, 결론적으론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외면을 받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지난해 제시한 실적 가이던스보다 순익이 높게 나와서 다행이다"라며 "배당수익률을 높이는 방법 등을 고민해서 상장 재추진을 위한 준비를 잘 해야할 것 같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