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국제 정세, 정부 지원 사격…한화에어로·LIG넥스원 방산株 상승세 언제까지
입력 2024.04.09 07:00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당선에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수은법 개정에 방산수출 대책 마련 발표 나선 정부
    한화그룹은 방산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 나서
    "중장기 성장 기대감 당겨 반영"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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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하면서 방위산업(방산) 기업들의 주가가 올해 들어 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방산 수출을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정부의 지원책도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중장기 성장 기대감이 선반영돼 단기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달에만 주가가 24.5% 상승하면서 주요 방산주 중 가장 상승폭이 컸다. 방산 대장주로 꼽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같은 기간 9.07% 올랐고, 현대로템 또한 10.01% 상승했다. 이밖에 해양 방산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한화오션 또한 17% 가까이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3월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에 성공하면서 다시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진 점이 주가를 올렸다는 분석이다. 푸틴은 당선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나토와 충돌 시 3차 대전도 멀지 않았다"는 발언을 하며, 당선 후 4일만인 3월21일에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정부의 방산업 지원책도 방산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최근 정부는 '국방'의 영역으로 여기던 방산을 수출 전략 산업으로 보고 체계적인 수주 지원책을 짜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상반기 안에 '방산 수출 및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방산 수출 추진과 수출 전략 마련이 목적이다. 지난 2월, 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을 현행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증액하는 수은법 개정안이 의결된 데 이어 정부의 방산 수출을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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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화그룹의 경우, 김동관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방산을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며 그룹 내 방산기업들의 단기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수은법 개정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력 사업인 항공 및 방산에 집중하기 위한 인적분할을 단행한다. 기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00% 자회사였던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신설법인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칭) 아래로 옮겨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완전체'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일 인적분할 검토 소식에 15% 넘게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그룹 차원의 사업구조 개편에 플랜트와 풍력 사업을 양수하게 된 한화오션은 4일에는 주가가 8%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육상 플랜트 사업과의 시너지와 풍력 사업 양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지적하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한화그룹은 ㈜한화에 있던 2차전지 장비사업을 떼어내 100% 자회사 한화모멘텀을 신설하고 해상풍력·플랜트 사업은 한화오션에, 태양광장비는 한화솔루션에 각각 양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방산 주가가 중장기 성장 기대감을 당겨 반영하고 있는 만큼 주가 단기 변동성 또한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방산 담당 한 연구원은 "최근 수은법 통과와 정부 지원책 작용에 전세계적 안보 긴장감도 강해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며 "다만 예상보다 주가 상승 속도가 빠르고 정보 공개가 어려운 방산업 특성상 상승과 하락 요인을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