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조단위 매도자금융 지원 검토
조단위 몸값 부담 덜기 위한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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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태영그룹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의 핵심이자 올해 M&A(인수합병) 시장 대어로 꼽히는 폐기물처리업체 에코비트 매각이 개시됐다. 조 단위 매물인만큼 산업은행이 매도자금융을 제공해 인수자 부담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이번 매각에선 산업은행이 스테이플드파이낸싱(Stapled-financing, 매도자가 제공하는 금융)을 제공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매도자가 자금조달 등 인수자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패키지로 만들어 지원하는 금융 기법으로, 인수자의 부담을 덜기 위한 장치다.
다만 에코비트가 조 단위 매물이고, 자금력을 갖추지 않은 곳은 애초 접근하기 어려운 만큼 실효성보다는 거래를 지원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에코비트를 인수할 수 있는 쪽은 자금력 있는 소수의 투자자 뿐이고 이들은 대출을 일으키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산업은행이 움직인다면 실질적인 지원효과보다는 거래 성사를 위해 지원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에코비트의 공동 매각주관사인 UBS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전날 잠재 인수 후보들에게 매각 개요가 담긴 티저레터를 배포했다. 매각 측은 이날 내 투자설명서(IM)을 배포하고 이르면 내달 예비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티와이홀딩스와 KKR이 각각 50%씩 보유 중인 지분 전량(100%)이다. 에코비트는 2021년 티와이홀딩스와 KKR이 공동으로 세운 회사다. 티와이홀딩스는 올초 태영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알짜 자회사 에코비트를 매각해 재원을 마련하는 조건으로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KKR과 공동 매각에 합의해 공개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분리 매각이 검토됐던 2차전지 재활용 자회사 에코비트프리텍도 매각대상에 포함됐다.
에코비트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2250억원 수준이다. 태영그룹은 기업가치 3조원 수준을 원하고 있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몸값과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거래 성사의 핵심일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인수 후보들은 환경분야에 투자를 늘려온 기업들이나 글로벌PEF 등이 거론된다. 다만 국내 M&A 시장이 아직 위축되어있고 몸값 부담으로 현재 잠재 인수자가 많지 않다고 전해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프라펀드를 운용하는 일부 대형 운용사가 관심있는 정도고 결국 KKR이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