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부동산 경착륙시 일부 저축은행 자본비율 권고 수준 하회
입력 2024.04.15 18:26
    한신평, 제2금융권 스트레스 테스트 발표
    증권사, 부동산PF 손실 4.6~7.6조원 손실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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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부동산 경기가 급격한 하강을 겪을 경우 일부 저축은행들의 자본비율이 당국의 권고수준을 하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저축은행이 보유한 부동산PF 질적 수준이 열위하고 경기침체로 대출채권의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15일 한국신용평가는 온라인 세미나를 통해 제2금융권 업권별 스트레스트 테스트를 발표했다. 캐피탈·증권사·저축은행이 보유한 부동산PF 익스포저가 주요 분석 대상이다. 

      한신평은 세가지 시나리오로 구분해 부동산금융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다. 첫 번째는 정책 효과가 나타나는 부동산 경기 연착륙, 두 번째는 부동산 경기의 급격한 저하에 직면한 것과 같은 경착륙, 셋째로 IMF가 발생했을 당시의 부동산PF 부도율을 적용한 상황이다.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결과, 경착륙 상황에서 부동산금융 저축은행의 부동산PF 손실률이(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 잠식률) 100%에 근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착륙 상황에선 손실률이 53%,로 증권사 손실률 보다 낮지만, 경착륙 상황에선 100%에 근접한 96%를 기록했다. 

      자본비율 역량과 관련해서도 모든 저축은행에서 최저 규제비율인 8%는 상회하고 있지만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경착륙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의 권고비율인 11%에 근접하거나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신평은 저축은행 79개사 중 10%만을 모니터링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업권이 취급하는 부동산PF는 질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분양 위험이 낮은 서울과 수도권에 위치한 비중이 낮고 대부분(8~90%) 기타 주거 및 비주거에 쏠려 있다. 저축은행이 참여한 본PF 시공사 및 책준기관 신용등급 구성 중 70% 정도가 BB급 이하이며 대부분 무등급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금융의 질적 부담은 만기연장으로 가중되고 있다. 브릿지론 중 경과기간이 1.5년 이상인 대출 건이 56%로 절반 이상이다. 만기 연장 2회 이상인 브릿지론이 25%, 3회 이상인 건의 비중은 18%로 1년간 급격히 높아졌다. 저축은행업권의 부동산 금융자산은 총 2.1조 원이다. 

      사업자 모기지론 연체율은 건전성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연체율은 작년 6월까지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18%를 상회하고 있다. 주요 차주인 자영업자의 상환능력이 경기에 상당히 민감하기 때문에 최근 저하되는 영업환경 속에서 가계신용대출 대비 연체가 많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한신평이 등급을 보유한 26개 증권사의 부동산PF 관련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추정 손실액은 4조6000~7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나리오별 추정 손실률은 연착륙 시나리오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가 평균적으로 12%, 25% 수준이고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할경우 20% 39% 수준으로 확대된다. 

      2023년 9월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노출액)은 총 30조1000억원이고, 이 중 본 PF는 19조5000억원, 브릿지론은 10조6000억원이다. 지방 사업장과 중후순위 비중이 높기 때문에 질적구성이 열위한 편이다. 중소형사의 브릿지론 손실율은 연착륙 시나리오에서도 손실률이 44%에 이른다. 

      중소형사의 경우 리스크 수준이 높은 본PF의 비중은 전체의 40%이며 자기자본 대비 부담은 11%로 대형사 대비 약 2배 가까이 차이난다. 대형사의 경우 리스크 수준이 높은 익스포저 비중은 전체의 26%, 자기자본 대비 부담은 6% 수준을 기록했다. 이를 브릿지론과 합치면 리스크 수준 '높음' 이상인 전체 부동산PF 익스포저의 자기자본 대비 부담은 대형사는 11%, 증소형사는 22% 정도다. 

      추가 충당금 적립과 관련해 대형사보다 중소형사 부담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연착륙 가정시 자본금 3조원 이상인 9개 대형 증권사의 충당금 적립률은 88%에 달하지만, 중소형사는 69%에 불과하다. 중소형사가 필요한 충당금 추가로 모두 쌓는다면, 최근 2년간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 평균의 85% 수준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다. 

      향후 부동산PF 선별 및 정리과정에서 증권사가 참여한 많은 사업장이 부실PF로 판단될 수 있으며 이연되었던 부실화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건전성 지표 저하, 대규모 충당금 적립, 기초자산 매입 등으로 수익성, 자본적정성, 유동성 지표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저조할 전망이다. 중소형사의 경우 경착륙 상황에서 업체별 평균 110%의 충전영업이익잠식률(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 잠식률)로 상당수 업체에서 영업적자 가능성이 있으며 극단적 상황에선 중소형사 17개사 중 12개사가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예일 한신평 연구원은 "작년 4분기에 증권사의 충당금 적립규모가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대형사의 경우 충전영업이익 잠식률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이나 중소형사의 경우 차이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