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해외 선순위 금리…1년새 3배 가까이 급등
국내 대주단 바꾸려다 SOFR 금리 인상 예측 못한듯
선순위가 8% 웃도는데 중순위 금리 얼마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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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골프용품업체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했던 센트로이드PE가 인수대금 가운데 일부인 '중순위 메자닌'에 최근 차환을 시도 중이다. 약 3000억원 규모로, JB우리캐피탈이 이를 주선하고 있다. 현재 10.5%에 달하는 메자닌 금리를 이보다 낮출 계획이다.
다만 정작 테일러메이드 인수금융 핵심인 1조원대 '선순위 텀론'(Term Loan)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센트로이드PE의 텀론에 대해 3%대 고정금리 수준으로 이자비용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알려지고 언론들도 그렇게 보도해 왔지만 이 금리가 최근 무려 9%에 가까운 수준까지 치솟았기 때문.
이로 인해 시장 일각에서는 "선순위 금리가 8% 중반을 넘긴 상황에서 중순위 메자닌 금리를 10% 이하로 낮출 수 있느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인수대금 2조1000억원, 대부분이 '빚'…살 때부터 '금리' 논란
센트로이드는 2021년 8월에 미화 17억달러, 한화 2조1000억원 가량을 마련해 테일러메이드 경영권을 사들였다. 인수대금은 ▲선순위 인수금융 (약1조원) ▲중순위 메자닌 (4633억원) ▲후순위 에쿼티(6059억원)으로 마련됐다. 선순위 및 중순위는 모두 만기 6년으로 설정됐다.
'선순위 인수금융'에는 KB국민은행ㆍ하나증권 등이 참여했다. '중순위 메자닌'에는 패션기업 F&F가 약 2000억원, 그리고 새마을금고중앙회가 15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나머지 '후순위 에쿼티' 역시 F&F와 새마을금고가 각각 3000억원 및 2000억원을 투입했다.
당시 투자업계에는 대형 M&A 투자실적이 거의 없었던 센트로이드가 조단위 투자금을 조달한 것이 큰 화제가 됐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최우석 팀장 등이 해당 투자를 진행해 시장에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수 당시부터 보장수익률을 놓고 잡음이 나오기도 했다. 선순위 인수금융은 두 개의 트렌치(Tranche1ㆍTranche2)로 구성됐는데, 각각 수익률이 5.5% 및 7.5%에 달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던 시기였고, CD91물 금리가 불과 0.66%에 불과하던 시절이었다. 중순위 메자닌 금리는 더 높았는데 만기수익률 10.5%(쿠폰금리 5.5% 포함)가 제공됐다. (관련기사 : 세계3대 '테일러메이드' 인수 비결은 10%대 고금리 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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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센트로이드는 테일러메이드 인수가 완료된 지 7개월 만인 2022년 1월에 1조원 규모의 '선순위 인수금융'을 다른 대출로 갈아끼우는 작업을 진행했다. JP모간ㆍ모건스탠리ㆍ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을 주관사로 삼아, 해외에서 10억5000만 달러(한화 약 1조2500억원)을 대출받기로 했다. 해외에서 40여곳 이상의 기관 투자자들이 모집됐다.
센트로이드는 이 자금으로 과거 KBㆍ하나 등에서 빌린 기존 1조원 대출을 상환했다. 당시 센트로이드 측은 "미국 시장에서 인수금융을 조달하면서 선순위 인수금융을 3%대 중반까지 낮추게 됐고, 이로 인해 수백억원의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반면 6년간 5.5~7.5% 금리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국내 금융사들 사이에서는 "투자한지 몇개월만에 철수하느냐, 종이값도 안나오겠다"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관련기사 : 센트로이드PE, 테일러메이드 인수금융 리캡 추진)
최근 진행되는 중순위 메자닌 차환 역시 같은 기조로, 금리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인수 이후 테일러메이드의 영업이익 및 상각전이익(EBITDA)이 높게 나오고 있지만 조금이라도 이자비용을 줄여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되기도 한다.
금리 3%중반? 알고봤더니 8% 넘게 치솟아…이자비용 급등 불가피
문제는 이렇게 크게 금리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던 선순위 텀론의 금리가 급등하면서 발생하고 있다.
S&P 글로벌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센트로이드가 해외 투자자들과 계약한 금리조건은 '담보부 익일물 금융금리(SOFRㆍ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신용스프레드(CSAㆍCredit Spread Adjustment)+3.25%'로 구성됐다. 즉 기준금리인 SOFR와 신용등급에 따른 금리에, 3.25%의 금리를 가산하는 '변동금리'다. (자료출처 :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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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로이드가 해외투자자들을 모집할 당시만 해도, SOFR은 0.05%로 거의 제로 금리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다보니 센트로이드의 설명대로 당시 해외에서 조달한 텀론의 총 금리도 3% 초반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해 5월부터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산과 미국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기준금리인 SOFR는 채 1년도 되지 않는 기간에 0.05%에서 5.3%까지 급등했다. 게다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한 투자목적회사(SPC)의 신용도가 Single B 수준에 그쳐, CSA 가산금리까지 적용됐다. 결과적으로 10억 달러의 텀론이 SOFR(5.31%), CSA(0.25%) 등 변동 금리를 적용 받게 되면서 8% 중반을 웃도는 고금리의 빚으로 변모한 것이다.
심지어 이 텀론에는 금리상한선(Cap)도 없었다. 테일러메이드가 다시 선순위 리파이낸싱을 추진할 때 텀론B 대주에게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적용하는 MFN(Most Favored Nationㆍ최고대우) 조항도 포함됐기 때문.
자연스레 3% 초반이던 테일러메이드 선순위 텀론의 이자는 9%에 가까운 수준으로 치솟았다. 테일러메이드로서는 불과 2년 만에 금리 부담이 3배 가까이 뛰게 된 셈이다. 해당 수치는 미국 전자공시 시스템 에드가(EDGAR) 검색창(https://www.sec.gov/edgar/search/)에서 테일러메이드 인수용 SPC 이름인 '19th Holdings Golf' 입력해 확인 가능하다. 이에 투자한 해외 펀드들은 대출채권 보유기간 및 거래시기 등에 따라 연 이자율이 8.7%인 곳까지 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센트로이드로서는 7.5%짜리 국내 선순위 인수금융을 바꾸려다가 8% 이상을 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물론 향후 SOFR 금리가 인하될 경우, 다시 금리 비용이 낮아질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연초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급감하고, 속도조절론에 더해 일부 금리인상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자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등 중동 악재가 겹치면서, 테일러메이드로서는 매년 1000억원에 가까운 이자비용 지급이 몇년간 더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이러다보니 국내 중순위 메자닌 차환에 대한 의구심도 나올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당장 거론되는 언급은 "선순위가 8%후반까지 올랐는데 중순위를 이보다 낮은 금리로 차환할 수 있겠느냐"는 점.
이에 센트로이드 측은 "약 3000억원의 신규 대출을 통해 중순위 메자닌(만기수익률 10.5%)을 일부 상환할 계획"이라며 "예상 리파이낸싱 금리는 9%대 초반으로, 현재 미국 TLB(텀론B) 변동 금리가 8.56%이기 때문에 선순위보단 소폭 높은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시장 반응은 그닥 호의적이지 않다.
한 은행권 인수금융 관계자는 "올해 테일러메이드 중순위뿐 아니라 텀론B에 대한 리파이낸싱 티저도 돌았는데, 재무약정(커버넌트)도 부실하고 사업 성장성도 의심돼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며 "높은 레버리지에 변동 금리 조건까지 결합된 딜인데, 센트로이드PE가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업계 인수금융 관계자는 "골프산업 자체가 실적이 줄어드는 추세여서 골프장ㆍ골프용품ㆍ어패럴 등에 대한 투자검토를 중단했고,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테일러메이드 텀론B는 대출채권으로 유통되다보니 이미 시장에서 할인 거래될텐데, 이런 상황에서 메자닌 리파이낸싱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센트로이드 측은 "선순위 텀론 전체 대출금의 절반에 대해 사전 헷지 (이자율 스왑)를 통해 2%대 후반의 이자율로 고정 시켜 놓았기 때문에 선순위 대출 전체의 실제 이자율은 8%보다 낮다"라며 "텀론B에 대한 리파이낸싱은 국내에서 추진한 적이 없다"라는 입장을 추가로 밝혀왔다.
다만 이자율 스왑 등에 소요되는 추가 비용의 규모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