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 콜옵션 행사하면 전체 22.6%가 자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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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CJ올리브영이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가 보유했던 회사의 지분 전량을 3년 안에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에 직접 매입하는 11.3% 외에 자산유동화대출(ABL) 형태로 유동화된 나머지 11.3%는 3년 후에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CJ올리브영은 오너일가를 포함해 CJ그룹 측이 지분 99%를 보유하게 된다.
지난달 29일 CJ올리브영은 글랜우드PE가 보유한 자사 지분 중 절반(11.3%)을 자사주로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나머지 절반은 자산유동화대출(ABL) 방식을 활용해 신한은행으로부터 약 39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이를 감안한 총 거래 규모는 지분 22.6%에 약 7800억원이다.
ABL은 현재 보유한 자산이나 재고 자산, 매출 채권 등을 담보로 삼아 대출해주는 구조화금융 상품이다. 대개 회사 외부에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한 후, 담보로 제공할 자산을 분리해서 SPC로 옮기는 방식을 취한다. 이렇게 되면 차주는 SPC가 되고, ABL은 회사가 일으켰던 기존 다른 대출들과는 분리된다.
이번 ABL은 글랜우드PE가 기존에 설립했던 SPC인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스'을 그대로 활용한다. 즉 이 SPC가 보유한 CJ올리브영 잔여지분 11.3%를 담보로 삼고, SPC가 차주인 형태로 신한은행으로부터 자금(Loan)을 대출받는다.
CJ올리브영은 해당 대출의 만기가 도래하는 3년 뒤부터 SPC의 잔여지분 11.3%를 매수할 권리(콜옵션)를 가진다. 이렇게 콜옵션이 행사되면 글랜우드와 SPC는 CJ올리브영으로부터 받은 인수대금으로 기존 ABL을 상환하는 형태다. CJ올리브영은 이 과정을 거쳐 이번에 매입하는 11.3%에 이어 3년 후 잔여지분 11.3%도 모두 자사주로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CJ올리브영은 오너일가를 포함해 CJ그룹 측이 지분 99%를 보유한 회사가 된다.
이번에 CJ올리브영이 글랜우드PE 측 지분을 모두 사오거나, CJ㈜가 인수 주체로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보니 구조화금융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CJ㈜의 현금 여력이 적기도 하고, 대규모 차입은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 CJ올리브영의 활용 가능 재원도 지분 전체를 매입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CJ올리브영이 CJ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조심스러운 면도 있다.
현재 CJ올리브영은 CJ㈜가 지분 51.1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글랜우드PE의 2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오너 일가가 갖고 있다.
CJ올리브영은 CJ그룹 오너 3세들이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이재현 회장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11.04%, 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이 4.21%를 들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CJ그룹 전 부회장이 4.64%를 보유하고 있고, 그의 자녀인 이소혜·이호준이 각각 2.83%씩 보유하고 있다. 기타 지분 0.74%는 일부 CJ올리브영 임직원 등이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CJ그룹 측은 글랜우드PE로부터 지분을 매입하면서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약 3조5000억원으로 책정했고, 추후 상장 추진 시 기업가치를 5조원 가량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CJ올리브영은 매출액 3조8682억원, 영업이익 4607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