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출자금 6천억 필요한데 IBK證 2천억 조달 맡기로
시장 침체 속 핵심출자자 확보에 재인수 성패 갈릴 듯
-
- 이미지 크게보기
- (그래픽=윤수민 기자)
IBK투자증권이 티맥스그룹의 티맥스소프트 재인수에 힘을 보탠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캑터스PE가 인수 자금 조달을 주도하는 가운데 IBK투자증권도 2000억원 규모 지분(Equity) 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8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티맥스그룹의 티맥스소프트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지분 출자금을 조달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티맥스소프트 인수자금은 지분 출자금 6000억원, 인수금융 4000억원 등 총 1조원에 달하는데 이 중 2000억원을 IBK투자증권이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티맥스그룹은 2020년 티맥스소프트 상장이 무산되자 이듬해 메리츠증권에서 2000억원을 조달해 기존 투자금을 상환했다. 고금리 압박이 커지자 2022년 3월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티맥스소프트를 매각했고, 2년 뒤부터 매각 주식을 되사올 수 있는 권리(Call option)도 확보했다. 작년부터 캑터스PE를 앞세워 콜옵션 행사에 대비해 자금 조달을 준비해 왔다.
선순위 인수금융 쪽은 윤곽이 잡혀가는 모습이다. 신한은행, DB금융투자, IBK기업은행 등이 주선사로 거론되고 있다. 인수금융 금리는 6% 중반대다.
핵심은 6000억원에 달하는 지분출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느냐다. PEF 출자 시장 경색이 이어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캑터스PE 단독으로 조달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16%의 수익률이 보장되는 스카이레이크의 출자자(LP)라면 굳이 투자 매개를 바꿀 이유가 많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IBK투자증권이 우군으로 부상했다. 지분 출자금 중 4000억원은 캑터스PE, 2000억원은 IBK투자증권이 각각 부담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IBK투자증권에선 PE본부가 자금 조달을 주도하고 있다.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 라이선스도 있는 만큼 일반 PEF는 물론 신기사 영역의 다양한 출자자(LP)까지 접촉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복안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캑터스PE와 IBK투자증권은 다음달까지는 지분출자 PEF를 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콜옵션 행사에 필요한 자금이 늘어나는 만큼 최대한 일정을 앞당겨야 하기 때문이다. 티맥스그룹이 '슈퍼앱(SuperApp)' 개발에 몰두하며 재무부담이 커지긴 했지만 본업 자체는 탄탄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티맥스소프트 인수자금 조달 과정에서 공동운용(Co-GP), 공동투자(Co-invest)에 대한 금융사들의 수요도 확인됐다"며 "우군들이 생기면 자금조달도 속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자금조달을 확신할 시기는 아니란 평가도 있다. 캑터스PE와 IBK투자증권의 부담이 줄었고, 인수금융 주선사가 지분출자금도 일부 댈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핵심출자자(앵커LP)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참여 가능성도 거론되는데 확률은 불투명하다. 잠재 투자자로 꼽히는 MBK파트너스가 관심을 계속 이어갈지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