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는 국내 식품기업…최대 4000억 제시
상장 흥행 가능성 두고 엇갈린 기관들 반응
"백종원 인지도 효과 기대"VS"장투는 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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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기업 더본코리아가 본격적인 상장(IPO) 절차에 착수한다. 기존에 상장돼 있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주가 하락,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는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진행되는 상장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맹사업이라는 독특한 구조로 인해 상장 심사부터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가 잦았다. 기업가치 역시 뜨거운 감자 중 하나다. 국내 요식업계의 큰 손으로 꼽히는 백종원 대표의 이름값으로 이런 난관을 돌파해낼 수 있을지가 변수로 꼽힌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오는 29일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직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한다.
2020년 11월 코스피 시장에 처음으로 직상장한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교촌에프앤비에 이은 두 번째 직상장 사례가 될 전망이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기업가치는 3500억~4000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프랜차이즈 기업은 직상장 성공사례가 많지 않다. 내수시장에 매출 비중이 치중돼 있고 가맹점주와의 이해관계 논란 등 사업적 한계가 발목을 잡아왔다. 때문에 프랜차이즈 관련 기업들은 대부분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해 우회상장하는 방법을 택했다.
프랜차이즈 기업을 바라보는 거래소의 시각도 곱지만은 않다. 프랜차이즈 기업의 낮은 비용 효율성, 오너 기업 형태가 많은 점 등을 감안해 상장 승인을 매우 까다롭게 내주는 등 허들이 높다는 인식이 있다는 설명이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지적에서도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4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냈는데 지속적인 신규 브랜드 론칭 등의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지금은 상장 폐지 수순을 밟은 맘스터치도 거래소에 점포확장을 지연하겠다는 등의 여러 약속을 하고 상장 문턱을 넘었던 것"이라며 "거래소가 프랜차이즈 기업에 대해 긍정적으로만 평가하진 않아왔다"라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직상장에 처음 성공한 교촌에프앤비도 피어그룹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외식 프랜차이즈 관련 상장사가 많지 않았던 탓이다. 동원F&B, 롯데제과, 조흥, 풀무원, 대한제당, 인산가, 우양, 푸드웰 등을 선정, 이들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을 평균낸 값(16.1배)을 적용했다. 일각에선 프랜차이즈 업체가 포함되지 않은 부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직상장 사례가 없다는 점은 일부 참작되는 분위기였다.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도 교촌에프앤비처럼 국내 식품기업들을 피어그룹에 포함시키는 안을 검토 중이다. 해외 식품 기업은 피어그룹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더본코리아 상장 흥행 가능성을 둘러싼 기관투자자(이하 기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으로서의 한계는 명확하지만, 소비재 기업으로서 백종원 대표의 인지도가 높은 만큼 기관들의 관심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주가가 오름세인 삼양식품 등 사례가 나오면서 식음료 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라며 "백종원 대표의 인지도를 고려하면 기관들이 관심을 가질 것 같다. 인지도도 기업가치의 한 부분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공모주 시장에선 밸류보단 락업 비중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기관들이 해당 기업에 장기 투자할 의지가 있는지 여부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해외 진출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은 내수 중심 식음료 기업에 장기투자를 하기에는 걸림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경쟁사들의 상장 이후 모습이 이를 보여준다. 가장 유력한 피어그룹으로 꼽히는 교촌에프앤비의 주가는 상장 이후 하락곡선을 그려왔다. 교촌에프앤비는 상장 이후 3만8950원까지 주가가 올랐지만 최근까지 66% 넘게 하락, 1만원대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 요인으로 지난해 매출이 1년 만에 14% 넘게 감소한 여파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한 '미스터피자' 운영사인 대산F&B(前 MP그룹)도 계속기업 존속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 폐지 위기에 처한 상태다.
한 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상장을 추진 중인 더본코리아에 대해 기관들이 그리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더본코리아 같은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을 장기투자하려는 수요가 많을지는 지금으로선 의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