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SSG닷컴(쓱닷컴)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을 1조1500억원에 다시 사들인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쓱닷컴 대주주인 이마트와 신세계 등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FI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방안을 논의한다. 이후 계약을 거쳐 공시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FI 지분 30%를 1조1500억원에 되산다. 인수 주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BRV캐피탈 등 FI들은 2019년(7000억원)과 2021년(3000억원)에 걸쳐 1조원을 투자했다. 2021년 주관사를 선정해 상장(IPO)에 나섰지만 증시가 침체하며 FI의 회수가 뒤로 미뤄졌다.

FI들은 쓱닷컴이 2023년 사업연도에 거래액(GMV) 5조1600억원을 넘지 못하거나 IPO 가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보유주식 전량(지분율 30%)을 원금으로 대주주에 매수해달라 청구할 수 있는 권리(풋옵션)를 갖고 있었다.

신세계그룹은 작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풋옵션이 발생하지 않는 요건이 충족했다고 밝혔다. 다만 FI들은 GMV 중복 계상을 지적했고, 지난 4월 풋옵션 행사 시점을 앞두고 신세계그룹과 협의를 진행해갔다.

신세계그룹 입장에선 사라진 풋옵션을 인정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었지만 그룹 내 원활한 사업 조정을 위해 FI 지분을 사들여 지배구조를 간소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FI 역시 수익률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신세계그룹이 원금 이상으로 성의를 보이자 일찍 관계를 종료하기로 했다. 소송전으로 가면 서로 부담이 되기 때문에 대승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