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기관 대상 수요조사 착수...금리 5~6%될 듯
EV 회의론에 셀다운 변수...스텝업 조항 등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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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의 사모 영구채 조달 일정이 이달 말로 결정됐다. 반기 결산 전 자본 조달을 완료해 재무제표에 반영키 위한 목적이다. 규모는 최대 5000억원으로, '앵커 인수사'로 나선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인수금액 및 조건 확정을 위한 세부 논의가 진행 중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주관사단과 논의 끝에 사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 일정을 이달 말로 잠정 확정했다. 3월부터 발행을 추진해 5월 중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전기차 업황 악화 등으로 인해 한 달 가량 일정이 지연된 상황이다. 발행 목표 금액은 최대 5000억원 규모이고, 금리는 민평금리 대비 150~200bp(1.5~2.0%포인트) 높은 5~6%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현재 주요 증권사와 인수를 위한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있다. 당초 1~2곳의 대형 증권사가 소수로 참여해 자금을 지원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현재는 여러 증권사가 물량을 분산 인수하는 구조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이번 발행에 가장 적극적인 한국투자증권이 최대 물량을 인수하고, 나머지 증권사가 십시일반 동참하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의 인수 규모는 3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주요 증권사들은 인수규모 확정을 위해 셀다운(재매각)을 위한 투자자 수요 파악에 나선 상황이다.
최근 전기차 시장 부진과 SK온의 재무구조 악화 우려가 투자 기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스텝업(step-up;일정시기 후 금리 인상 조건) 조항 추가 등 조율 과정에서 발행조건이 변경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증권사들은 발행어음 등 기업 신용공여 한도를 활용하고, SK그룹과의 관계를 고려해 물량 일부를 북(book)에 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발행으로 SK온의 재무구조는 개선될 전망이다.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잡힌다. SK온의 부채비율은 지난 2021년 말 166%에서 지난 3월말 기준 188%로 상승했다. 100%에 미치지 못하는 LG에너지솔루션ㆍ삼성SDI 대비 크게 높은데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50% 이상으로 경쟁사 대비 2배 이상이라는 점이 재무적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SK온은 가시적인 재무구조 개선 성과를 위해서라도 6월 반기 결산이 끝나기 전 재무구조를 개선해야할 필요성이 있다"며 "일단 6월말 발행을 잠정 확정하고 세부 조건을 조율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K온 관계자는 "증권사 내부 투심위 프로세스와 회사 이사회 일정 등이 엇갈려서 일정이 일부 지연된 것"이라며 "현재 스텝업 조항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