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점유율 선점하려면 대규모 투자 必
경쟁 심화에 입찰가 낮추기 더 어려워져
수익성 확보 위해 조달금리 중요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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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조달 금리 최소화'가 NPL 전업 투자사들의 생존 전략으로 부상했다.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 자금을 끌어와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 늘어나는 차입규모만큼 이자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조달비용을 최소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NPL투자사가 증가하며 경쟁 입찰이 치열해진 점도 전업 투자사들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원인으로 꼽힌다. 저렴한 가격으로 NPL을 인수할 수 있는 환경에서 치열한 경쟁 시장으로 변모하면서 조달비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단 평가다.
은행권 NPL 매각 규모는 급증하는 추세다. 관련 업계선 올해 은행권 NPL 매각 규모를 미상환 원금잔액(OPB) 기준 8조원 수준으로 전망한다. 2022년 기준 2조4000억원 수준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세다.
NPL 투자사들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키움F&I, 하나F&I, 연합자산관리(유암코)는 회사채를 최대치로 증액해 발행했다. 500억원을 발행하려던 키움F&I는 1000억원을, 하나F&I는 2000억원 발행 계획에서 4000억원으로, 연합자산관리 또한 2500억원 발행 계획에 5000억원을 증액해 발행했다.
대규모의 투자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만큼 조달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게 사실이다.
한국기업평가는 "NPL 전업 투자사들의 상대적인 자금 조달 능력의 차이에 따라 수익성이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NPL 입찰 경쟁이 심화하면서, 저렴한 입찰 가격으로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어려워졌다는 점 역시 조달금리가 중요해진 원인이다. 은행권 경쟁입찰에선 가장 높은 가격을 적어낸 투자사가 NPL을 인수하는데 2020년 키움F&I, 2022년 우리금융F&I에 이어 최근 자산운용사들까지 NPL 경쟁에 뛰어들어 입찰 가격을 놓고 눈치 싸움이 늘었다는 평가다.
NPL 투자사 한 관계자는 "요즘은 운용사들도 NPL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입찰 경쟁이 점점 치열해진다"며 "최근 입찰 경쟁에서 한 투자사가 입찰을 받기 위해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적어내 놀랐다. 그만큼 입찰 가격에서 승부를 보지 못하니 조달원가 차이가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NPL 투자사들의 신용등급이 상향 추세인 만큼 자금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현재 기준 금리 수준이 예년에 비해 높은 점은 한계로 꼽힌다. 과거 저금리 시장에선 신용등급이 낮았어도 지금보다 더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F&I의 경우 신용평가3사 모두 최근 등급(A)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한국신용평가는 이달 12일 우리금융F&I의 신용등급(A-)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A-'에서 'AA'사이 신용등급이 분포하고 있는 NPL 투자사들은 3%후반에서 4%대 사이에서 회사채를 조달하고 있다.
NPL 투자사 관계자는 "NPL 투자사들의 신용등급이 올라가서 비교적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면 긍정적이긴 하지만 기준 금리가 최근 몇 년 대비 높은 수준인 점은 한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