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證, 영업 강화 와중 리스크 관리 여론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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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이 IB 조직 개편에 나선다. 기존 4개 본부를 5개로 늘리는 것이 골자다. 기존의 '그룹 체제'를 '본부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지난 반 년간 공석이던 IB그룹장 직책 역시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7월초 IB그룹 산하에 IB5본부를 신설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본부의 명칭은 가칭 '전략본부'로 논의되고 있으며, 확정 명칭은 정해지지 않았다. 신설될 본부의 수장 자리엔 한국투자금융지주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의 IB그룹은 2016년 처음 신설됐다. 당시 KDB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한 한국투자증권은 새롭게 전열을 정비하고자 기업금융본부, 프로젝트금융(PF)본부, 퇴직연금본부를 통합해 IB그룹을 출범시켰다. 당시 초대 그룹장은 김성환 현 사장이 맡았다.
정일문 전 대표이사 시절인 2019년 조직 개편을 통해 현 IB그룹 체제가 자리잡았다. 당시 배영규 상무가 그룹장으로 선임됐다. 배 전 그룹장은 지난해 말 퇴임했고, 이후 반년 가까이 IB그룹장 자리는 공석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김성환 대표의 IB부문 친정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은 IB부문을 그룹으로 묶기도 하고 본부 체제로만 가기도 하는 등 수시로 조직의 형태를 바꿔왔다"라면서도 "최근 내부적으로 IB그룹 체제에 대한 필요성이 굳이 있겠냐는 회의론이 일고 있어서 본부를 늘리고 해당 본부에 '전략'을 세우는 기능을 맡김으로써 '본부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의견이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 IB부문은 김성환 대표의 지휘 하에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상반기 기준 주식자본시장(ECM) 전체 주관 순위 2위, 부채자본시장(DCM) 전체 주관 순위 3위 등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 조직 개편은 최근 불거진 IPO 부문의 논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파두 IPO에 공동주관사로 참여했다. 이로 인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최근엔 대표주관을 맡은 이노그리드가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심 효력 취소 처분을 당하며 '주관사 책임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성환 대표는 프로젝트금융본부 담당 임원 시절부터 영업을 중시하는 성격으로 알려져있다. 이런 와중에 평판 리스크가 구체화하자 하반기 IB부문 조직개편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해석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하반기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