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2일 PEF 운용사 PT, '바이아웃 역량'이 핵심..후보군 '회수성과' 마땅찮네
입력 2024.07.12 07:00
    숏리스트 8곳 중에서 최종 4곳 선정될 듯
    대형PE 출자인 만큼 바이아웃 역량 검증
    후보 중 최근 바이아웃 성과 내세울 곳 많지 않아
    ST리더스PE 사례 등 지배구조도 중요 평가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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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최대규모 출자사업인 국민연금공단 위탁운용사 선정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8개 PEF를 숏리스트로 선정하고, 이번주 출자 운용사를 최종 결정한다. 

      숏리스트에 오른 PEF(운용사)들의 최근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성과가 중요한 평가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어려운 시기에 바이아웃 회수를 보여준 곳은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다. 

      11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오는 12일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을 위한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한다. 지난 1일 통보한 숏리스트에는 ▲MBK파트너스 ▲VIG파트너스 ▲JKL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프리미어파트너스 ▲웰투시인베스트먼트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가 이름을 올렸다. PT 자리에는 외부인사가 참여하고, 그 자리에서 최종 결과 통보까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서 PT 자리에서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상황에서 최종 출자자를 선정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최종적으로 4곳이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출자규모는 1조원이고, 선정된 곳들은 1000억~3500억원 규모 사이로 출자금을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관심 사항은 숏리스트 후보 중에서 어느 곳이 MBK파트너스를 제외하고 3곳에 이름을 올리느냐다. 정량평가에선 MBK파트너스를 제외하고는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출자시장에 얼굴을 내민 MBK파트너스는 경쟁 PE를 앞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연금보다 먼저 진행된 공무원연금 대형PE 출자에도 IMM PE와 함께 선정된 바 있다.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그간의 투자성과나 회사규모, 인력구성에서 MBK파트너스가 경쟁사보다 확실한 우위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를 제외하고는 PT에서 바이아웃 역량을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출자자들(LP)은 고금리 상황에서 PE들의 회수가 더딘 부분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다. 그런만큼 최근 회수 성과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최근 PE들의 회수가 부진하다 보니 해당 부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살펴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하우스의 대형 바이아웃 레코드만 보자면 VIG파트너스가 일단 앞선다. 동양생명ㆍ버거킹 등 굵직한 바이아웃 실적을 갖고 있다. 다만 비교적 과거에 치중돼있다. 최근 푸디스트 매각으로 한숨은 돌렸지만, 프리드라이프 매각이 성사되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는 평가다. 

      프리드라이프는 매각 성사시 조단위 거래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경영권 매각에 시간이 걸리자 글로벌 사모펀드인 KKR에 일부 지분(20%)을 매각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프리드라이프 매각 가능성을 얼마나 부각시키느냐가 PT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매각 실패에 발목이 잡혔다.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우리금융지주가 빠지면서 거래가 사실상 무산됐다. "펀드 사이즈만 커졌지 빅 딜을 해본 경험이나 노하우가 아직은 부족하다"라는 점이 드러났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이번 대형PE 출자에서 ‘바이아웃’ 역량이 관건이다보니 아무래도 여파가 예상된다. 

      프리미어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는 소수지분 투자 전략을 통해서 고수익을 올리는 전략으로 성장해 온 PE다. 그러니 국민연금에 대형 바이아웃 거래를 할 수 있는 인력풀과 역량이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4곳을 선정할 계획이란 점에서 이를 얼마나 잘 설명하느냐가 한자리를 차지하는데 주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들의 우열을 벌써 가리기는 힘든 상황. 이들 모두 최근 진행된 공무원연금, 산업은행 출자 콘테스트에서도 골고루 LP(출자자)의 낙점을 받은 바 있다. 공무원연금 중형 PE에는 프리미어파트너스와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산업은행 2차 성장지원펀드 중형부문에는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가 선정됐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는 거래규모나 업력 면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PE들보다는 후발주자로 평가 받는다. 국민연금 대형PE 출자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도 충분한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불어 탄탄한 인력구성과 지배구조 문제도 국민연금의 선택을 받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ST리더스PE 사례처럼 운용역들의 도덕성이 문제가 되면서 기관투자자들은 그 어느때보다 PE의 지배구조에 민감해 하고 있다. 

      다른 연기금 관계자는 “숏리스트에 올라온 곳들은 이미 검증된 PE들이다”라며 “최근 출자 콘테스트에서 운용역 이탈 가능성 등이 중요 평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