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IB와 접점 늘리는 토스…美증시 직상장 가능성 고조?
입력 2024.07.15 07:00
    지난달부터 외국계 IB 접촉 늘리는 토스
    "기존 주주 구주, 해외 기관에 매각 중"
    일각에선 美 상장 검토 가능성 제기도
    국내 주관사 "가능성 없어…해외 OC 필요"
    토스 "확정된 것 없어", 수익성 개선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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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기업공개(IPO) 준비에 돌입한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가 외국계 증권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 주주들의 구주를 해외 기관들에게 매각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수차례 해외 기관투자자(이하 기관)들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아온 만큼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도 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주관사단에 이미 포함된 증권사들은 해외 상장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를 주관사단에 추가하는 차원일 것이란 설명이다. 토스 측은 상장 시장에 대해선 여러 가능성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지난달부터 외국계 투자은행(IB)과의 접촉을 이어오고 있다. 토스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 기관들이 보유하던 토스 구주를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매각하려는 목적에서 협업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에도 토스는 프리IPO(상장전 투자유치)를 추진하는 동시에 구주 매물 또한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최대 1조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받고자 했으나 유동성이 경색되는 시기와 맞물리며 목표한 투자금액을 채우진 못했다. 몸값은 8조9000억원 수준으로 인정받았고 당시 2대 주주인 굿워터캐피탈 등이 보유한 구주 주식 일부도 매물로 출회됐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토스는 외국인 주주가 많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구주 거래를 연결해주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토스의 행보를 두고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적잖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웹툰 모기업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나스닥 시장에 무리 없이 안착하면서 국내 유니콘 기업들을 중심으로 미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토스가 그간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여러차례 투자유치를 받아온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벤처캐피탈(VC)인 알토스벤처스(15.57%)와 굿워터캐피탈(11.58%) 등이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당초 국내 증시 상장을 검토하던 야놀자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2호로부터 2조원 규모를 투자받으며 미국 증시 상장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감안하면 토스에 투자한 외국계 VC들의 해외 상장 수요가 적지 않을 수 있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토스는 그간 프리IPO를 유치하면서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계 IB들을 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관계를 쌓아왔다"라며 "그렇다보니 향후 상장 시장 등 윤곽이 그려지면 언제든 주관사단을 꾸릴 수 있는 상태다. 해외 상장 또한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그러나 토스의 주관사단에 포함된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 상장 가능성이 적다고 입을 모은다. 토스는 연초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삼성증권은 공동주관을 맡았다. 향후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배포할 영문 투자설명서(OC) 필요성을 감안해 외사를 주관사로 추가 선정하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토스는 국내외 기업을 인수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일종의 '볼트온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라며 "이를 위해 외국계 IB와 협의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외 상장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토스는 상장 전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진 않은 만큼 상장 전까지 수익성을 개선하고 수익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이며, 상장 대상 시장은 그 이후에 결정할 문제란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기준 보험대리 및 중개기업 토스인슈어런스, 전자지급결제대행기업 토스페이먼츠, 전자결제단말기 등 통신장비 판매기업인 토스플레이스 등 계열사의 순이익은 1년간 감소했다. 반면 토스증권, 토스씨엑스 등 계열사는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토스 측은 "상장 시장의 경우 여러 가능성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라며 "확정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