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선스가 투자유인…유력(?) 인수 후보들은 '손사래'
작은 자본규모도 한계, "부동산 PF 불확실성도 우려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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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이 매물로 출회했지만 시장에서 거론된 인수 후보들의 반응은 냉랭한 분위기다. 물론 증권사 매물이 흔하지 않다 보니 매각 흥행 기대감은 적지 않다. 한양증권 또한 자기자본 규모가 크진 않지만 보유한 '증권업 라이선스'를 인수를 희망하는 원매자가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유력한 원매자로 거론된 곳들은 인수 추진 사실을 아직까진 부인하는 분위기다. 주가가 상승하는 등 라이선스 확보 가능성을 제하면 딱히 매물로서 가치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15일 한양증권의 최대주주인 한양학원은 한양증권의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공시했다. 3월말 기준 한양학원은 한양증권 지분 16.29%를 보유 중이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40% 수준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형 회계법인들은 한양증권 매각 자문 일감을 따내기 위한 움직임에 본격 돌입했다.
한양학원 측 지분율 40%에 대한 매각가는 1000억~15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는 중이다. 매각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크게 올라 한양증권의 시가총액은 1936억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현재 주가 수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시장에서 평가하는 가치의 두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KCGI, LX그룹, 우리금융그룹이 거론됐다. 이들은 모두 증권업 라이선스를 획득할 경우 IB 부문으로의 사업확장이 가능해지는 등 금융업 확대가 가능해지는 곳들이다. 다만 이들은 모두 인수 추진 여부에 대해 강력 부인하는 상태다.
KCGI 측은 "한양증권이 매각된다고 하여 어떤 회사인지 살펴본 단계 정도다"라고 밝했다. LX홀딩스 측은 "금산분리 규제 등을 고려하면 증권사 인수가 쉽진 않은 상태다. 검토한 바 없다"라는 입장이고. 우리금융그룹은 "8월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앞두고 있어 한양증권을 인수할 유인이 크지 않다"라고 밝했다.
한양증권이 상장사이다 보니 이들도 섣불리 인수에 나선다고 하기 힘든 상황이다. 증권업 라이선스를 제외하곤 자본 규모나 인력 구성 측면에서도 인수 후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양증권의 자본규모가 1조원 미만인 점은 투자 매력이 다소 떨어지는 부분이다"라며 "부동산 PF 사업 위주로 했던 증권사여서 자산 자체의 부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다른 중소형 증권사 대비 부동산 우발채무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한양증권의 우발채무 규모는 352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7.1% 수준이다. 이는 2022년 말 대비 1.1%포인트 가량 감소한 수치다. 전액 유동성공여형(매입보장약정)인 덕분에 신용 위험 부담 또한 크지 않은 상태다.
이런 와중, 한양증권은 올해 들어 부동산PF 인력을 확충하는 등 매각 전 몸 만들기에 나서왔다. 일례로 IB전략금융본부를 신설해 부동산 금융 부문을 거친 인사들을 거듭 영입했다. 하이투자증권에서 프로젝트금융본부장(상무보)을 거친 오재용 상무 또한 영입하기도 했다. 충당금 적립 부담 확대를 야기하며 미운털(?)이 박힌 부동산 PF 인력들을 대거 채용, 타 증권사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매각을 앞두고 한양증권이 부동산 PF 특화 하우스로 거듭나려는 전략이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짙은 만큼, 채권과 부동산 PF를 모두 영위하며 수익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분위기 속에서도 부동산 PF 시장의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상태다.
한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를 처음 만들면 2~3년 동안은 인력 유출이 거듭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인력 구성이 완성된 증권사를 사고자 하는 수요가 많다"라며 "다만 한양증권이 증권가 부동산 PF 인력을 영입할 당시 금융감독원의 감사를 받은 인물들도 데려왔는데, 이를 두고 향후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