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퀘어도 EOD…한화·신한운용 등 회수 난항
입력 2024.07.22 07:00
    타임스퀘어發 EOD 쓰나미…美 부동산 투자 '빨간불'
    TSX브로드웨이 투자한 한화금융社 회수 난항 예상
    2500억 맨하튼 오피스도 EOD 발생…2곳은 손실 위기
    워싱턴DC·브루클린 협상 불발에 연쇄 EOD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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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금융사들이 미국에 투자한 상업용 부동산들이 줄줄이 기한이익상실(EOD)에 처하면서 대규모 투자금 손실 위기를 맞았다. 뉴욕 타임스퀘어의 상징적 건물 'TSX브로드웨이'를 신호탄으로, 맨하튼과 브루클린 등 뉴욕을 넘어 미국 전 지역 부동산에 연쇄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초 뉴욕 중심지 타임스퀘어의 랜드마크마저 EOD가 발생하면서, 미국 오피스에 대거 투자했던 국내 금융사들은 투자금 회수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TSX브로드웨이'는 올해 상반기 EOD가 발생하면서 주선사인 골드만삭스 및 현지 운용사들과 함께 회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건물 저층에 유치하려했던 리테일 임차가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서 공실률이 높아진 데 따른 절차다. 선순위 대주단들은 현재 EOD를 선언하고 일부 임차인들과 임대료 인하를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은 각각 펀드를 조성해 TSX브로드웨이 조성 사업에 약 3억달러(한화약 4000억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을 제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절반 이상을 총액 인수해 국내 기관투자가에 재판매(셀다운)했고, 나머지는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등 한화금융사들이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은 한화자산운용 펀드의 투자자(LP)로도 참여했다. 

      EOD가 발생하면서 펀드 수익자인 국내 금융사들의 투자금 회수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생명을 비롯해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미래에셋증권 및 일부 금융지주들이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투자자들은 올해 7월 펀드 만기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전망이었다. 현지 상황에 따라 회수는 지연됐고, 예상한 수익률도 기대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후순위 투자자들의 경우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화자산운용 및 신한자산운용 측은 "사모 블라인드펀드의 정확한 투자 규모를 공개할 수 없으나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선순위 대주단에 담보권이 있기 때문에 이를 실행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타임스퀘어 한복판에 위치한 TSX브로드웨이는 초대형 광고판이 부착된 대형 상업시설이다. 뉴욕 중심지에 있는 건물마저 EOD가 발생하자, 맨하튼ㆍ브루클린 등 미드타운에 위치한 부동산에서도 대주단들의 EOD 선언이 줄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2019년부터 미국 주거시설 및 상업용오피스에 대거 투자한 국내 금융사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미국 부동산 위기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국내 금융사 7곳이 약 2500억원 규모 중순위 대출에 투자한 뉴욕 맨하튼 소재의 오피스빌딩(285 매드슨 애비뉴)은 올해 5월 채무자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EOD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차주 측은 2%의 공실률을 강조하며 2년 기간의 대출 연장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국내 중순위 투자자들은 현지 은행들과 함께 파이낸싱을 의논 중이다. 다만 후순위 대출에 참여한 일부 금융사들은 자체적으로 손실을 확정 인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워싱턴DC에 있는 오피스빌딩, 브루클린에 위치한 중형 오피스도 연내 대출 만기 협상이 불발될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사 해외대체투자부문 관계자는 "미국에 있는 건물들은 투자 시점 대비 20~30%씩 밸류에이션이 떨어졌기 때문에, 예전처럼 유리한 조건으로 현지 금융사들과 대출 협상을 이어가기 어렵다"며 "유럽뿐 아니라 미국 오피스도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