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ㆍ위메프 사태에 큐익스 IPO도 난망…IMM인베ㆍKKR 등 FI 회수 '안갯속'
입력 2024.07.26 08:37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 확대되자
    KKRㆍIMM인베 등 FI들 긴급히 사태 파악 나서
    큐익스프레스 나스닥 상장 지연시 투자금 회수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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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커지면서, 모기업인 큐텐그룹의 유동성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티몬과 위메프 시절부터 투자했던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들은 다급하게 사태 파악에 나섰다. 큐텐의 재무 악화로 인해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IPO)이 무산될 경우, IMM인베스트먼트ㆍKKRㆍICG 등 큐텐 지분 보유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최근 판매자들에 대한 대금 정산을 지연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현대홈쇼핑ㆍ롯데쇼핑ㆍ신세계ㆍCJ ENM 등 주요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거래를 중단하면서 신규 자금 유입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업체에 정산하지 못한 미수금은 1700억원대로 추산된다. 두 회사의 합산 월 거래액이 1조원 이상이기 때문에 미수금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큐텐과 이해관계가 얽힌 곳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큐텐이 주식교환 방식의 인수합병(M&A)을 이어온 만큼, 특정 회사에서 끝나지 않고 도미노처럼 그룹 차원의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큐텐은 티몬을 인수하기 직전인 2021년에도 약 1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큐텐은 2022년 티몬을 인수한 이후 2023년 인터파크와 위메프를 인수했고, 2024년에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와 애경그룹의 AK몰을 연이어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티몬과 위메프 투자자들이 큐텐홀딩스의 주주 및 투자자로 합류하게 됐다. 

      티몬은 2021년 국내 사모펀드 PS얼라이언스(PSA) 컨소시엄으로부터 3050억원 규모 자금을 유치했다. 티몬의 최대주주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ㆍ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가 발행하는 교환사채(EB)를 투자자들이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1000억원은 금융권 대출, 1600억원 가량은 PSA와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ICG(Intermediate Capital Group)가 공동 투자했다. 현재 PSA에는 약 1500억원 가량의 EB가 남아있지만 이마저도 상환이 지연된 것으로 전해진다. 

      코스톤아시아는 2020년 말 큐텐이 발행한 300억원 규모의 EB를 인수했다. 큐텐홀딩스 주식 및 큐익스프레스 주식이 교환 대상이다. IMM인베는 블라인드 펀드 등을 통해 위메프에 약 1200억원을 투자했고, 큐텐 합병 과정에서 위메프 지분을 매각하고 대부분의 금액을 주식매매대금 채권으로 받았다.

      사안에 정통한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구영배 대표 등이 거래액이 큰 주요 셀러들 등을 찾아다니며 설득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투자자들에도 금융기관 활용 가능성 등을 언급하면서 소통하고 있어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며 "시간이 지나도 대금 지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티몬과 위메프는 (존속에 대한)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큐텐의 당초 계획은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통해 투자자들의 자금을 상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상장 일정이 지속 지연되면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실제로 코스톤아시아와 IMM인베는 지난해 큐텐에 5000억원을 신규 투입해 11번가 인수를 지원하려는 계획을 짜기도 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장에서는 티몬과 위메프 등 피인수 기업에 충분한 현금이 지급되지 않은 것을 두고 큐텐의 '주식 교환 M&A' 방식에 문제가 많다는 여론이 있었다"며 "나스닥 상장을 통한 자금 회수가 지연된 상황에서, 큐텐그룹까지 위기가 확산될 경우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