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부재에 '파킹딜' 의혹도, 진정성에 의문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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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학원 알짜 자회사인 한양증권의 매각 절차가 본격화됐다. 5곳 정도가 입찰제안서(LOI)를 제출하고 매각 관련 교육부의 승인까지 이뤄진 상태다.
다만 한양증권의 매각 절차를 두고 의문의 목소리는 적지 않게 제기되는 중이다. 자문사 존재가 뚜렷하지 않은 점, 경영난을 이유로 매각에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분 4.9%를 남기려 한다는 점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인수전에 도전장을 내민 곳들도 '우리는 들러리인가'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내주부터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최대주주인 한양학원은 지난 23일 원매자들로부터 한양증권 인수제안서를 제출 받았다. KCGI를 비롯해 케이엘앤파트너스-화성개발 컨소시엄, LF그룹 등이 거론된다. 같은날 한양학원의 지분 매각이 교육부에서 승인되며 매각 작업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증권사 매물이 크게 줄어든만큼, 금융지주들 또한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우리금융지주 등이 거론됐으나 이들은 결국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모습이다.
매각 절차를 두고 벌써부터 잡음이 나온다. LOI 제출을 앞두고 한양증권을 이끌어온 임재택 대표가 경영자매수(MBO) 방식을 통해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돌며 일부 원매자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매각 자문사에 대한 정보가 부재한 탓에 일부 원매자는 LOI를 매각 당사자인 한양증권에 제출하기도 했다. LOI 제출 이후 매각 절차에 대한 소통이 원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후문이다.
한양학원이 지분 4.99%를 남기려는 목적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투자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파킹딜'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최소한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매각 구조를 짠 후, 한양산업개발 및 병원 법인 등의 유동성 이슈가 해결되면 보유 지분을 기반으로 경영권을 되찾으려는 의도가 아니겠냐는 것이다.
한 거래 관계자는 "일각에선 KCGI를 일찌감치 인수 후보로 정해둔 뒤 소위 '보여주기식' 비딩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며 "강성부 KCGI 대표가 한양대에 대우교수를 역임 중이고, 현 한양대 이사장의 장남이 KCGI운용에 입사한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다만 KCGI를 인수 후보로 점찍고 매각을 추진할 경우 한양증권의 매각가가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양증권을 지금처럼 비딩을 통해 경영권 지분을 매각할 경우 PBR 3배 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증권사 라이선스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는 데다 한양증권은 한양학원에게 알짜 자회사였다"라며 "통상 금융사 딜의 경우 PBR 3배 이상을 받아왔기 때문에 그 정도는 받아야하는데 수의계약 형식으로 진행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매각가가 책정되면 이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